인간 뇌와 AI의 상호 교류: 데이비드 이글먼이 말하는 인공지능과 뇌 과학의 접점
예술과 과학의 경계에서 떠오르는 물음
뇌 과학자이자 스탠퍼드 대학교의 교수인 데이비드 이글먼(David Eagleman)은 인간 지능과 인공지능(AI)의 본질에 대해 매우 흥미로운 질문을 제기합니다. 인간 두뇌가 간직한 비밀을 풀기 위해 평생을 바친 그는 현재 인공지능이 우리에게 무엇을 가르칠 수 있는지, 또 우리가 인공지능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지 깊이 숙고하고 있습니다.
"뉴로사이언스 커뮤니티는 여전히 ‘지능’에 대해 명확한 정의를 내리지 못했습니다."라고 이글먼은 말합니다. 그는 인간 지능과 AI의 교차점을 이해함으로써 양측 모두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AI와 인간 뇌의 상호작용: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인간 뇌의 "성역 모델"과 AI의 한계
이글먼의 설명에 따르면, 인간 두뇌의 기능은 단순히 데이터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세계 모델을 스스로 구축하고 예상하는 능력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의 뇌는 “피드백 루프”를 통해 스스로 세계에 대한 가설을 세우고, 새로운 경험이나 관찰과 비교하며 이를 업데이트합니다. 이는 꿈이나 착시 현상을 설명하는 데에도 중요한 기초가 됩니다.
하지만 오늘날 AI 시스템, 예를 들어 OpenAI의 ChatGPT나 Anthropic의 Claude는 이런 내부적인 모델 생성 능력을 갖추지 못했습니다. 이글먼은 이를 "AI의 큰 약점"으로 지적하며 이러한 결핍이 AI와 인간의 근본적인 차이를 보여준다고 설명합니다.
"AI는 대량의 텍스트 데이터를 학습하며 인간 지식을 '재구성'하는 데는 매우 탁월하지만, 실제로 새로운 세계를 '구축'하거나 실험적 이론을 만들어 내는 능력은 없습니다."
인간 뇌와 AI의 창작 과정: 근본적인 차이
창의성이란 무엇인가?
이글먼은 창의성을 "정보의 응집과 변형(bend, break, blend)"으로 해석합니다. 인간은 주변에서 온갖 정보를 흡수한 뒤 직접 체험과 감각으로 걸러낸다는 사실이 AI와의 차이를 만듭니다. 반면, AI는 단순히 사람들이 기록한 방대한 자료들을 기반으로 데이터를 조합하지만, 그 안에 "의미"와 "가치 기준"이 결여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인류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이나 다윈의 종 진화론처럼 기존 패러다임을 넘어서는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내지만, 오늘날의 AI는 그와 같은 발견의 여지를 창출하는 도구로 사용될 뿐입니다.
"팀 오브 라이벌즈": AI 구조 설계에 필요한 새로운 접근
인간 두뇌 모델의 교훈
이글먼은 인간 두뇌를 "팀 오브 라이벌즈(Team of Rivals)"로 비유합니다. 이 용어는 다양한 관점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된 에이브러햄 링컨의 정치 내각 구성을 떠올리게 하며, 인간 두뇌 역시 다양한 우선순위와 기능적 요소가 상호 작용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는 점에서 이와 유사하다고 주장합니다. 대립적 관점들이 끊임없이 조화를 이루며 우리가 결정을 내리거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도출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는 것입니다.
이 모델은 AI의 아키텍처 설계에도 새로운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단일한 데이터 처리 중심의 AI 시스템 대신, 여러 개별 에이전트를 포함하며 서로 조율하고 경쟁하는 구조를 통해 더욱 현실적이고 창의적인 AI를 구축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탐구할 수 있습니다.
AI와 인간의 공생: 시너지 효과를 찾아서
자동화와 인간의 역할
오늘날 많은 분야에서 이미 AI는 인간과 협동하며 놀라운 효과를 발휘하고 있습니다. 특히 주식 시장에서는 80% 이상의 거래가 알고리즘에 의해 처리되어 인간의 이해를 초월하는 복잡한 속도로 진행됩니다. 하지만 이글먼의 말처럼 우리는 인간 중심적인 검토와 이해도를 유지하면서도, AI 기술을 활용해 우리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습니다.
AI와 뇌를 둘러싼 철학적 질문
AI의 "환각적 지능"과 한계
이글먼은 "지능 에코 환상(Intelligence Echo Illusion)"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소개하며, AI의 대답이 마치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를 강조했습니다. 사실 AI는 방대한 인간 지식의 집합체를 단순히 반향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점을 그는 여러 사례로 설명합니다. 이를테면 오래된 심리학 논문의 아이디어를 AI가 "새로운 발견"처럼 답변한 경우가 그러한 예입니다.
창조의 미래: 인간과 AI의 상생
따라서 이글먼은 AI와 인간의 관계를 경쟁적이기보다 협력적으로 바라봅니다. 그는 AI가 가능성을 제안하면, 인간이 이를 평가하고 판단하는 프로세스를 통해 최적화할 수 있다고 제안합니다. 이는 인공지능과 인간 지능 간의 공생적 관계를 보여주는 한 가지 사례입니다.
결론: 인간과 AI는 공존하며 함께 진화할 수 있을까?
데이비드 이글먼은 현재 기술과 인지 과학의 경계에서 중요한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인간 뇌의 "리브와이어드(Livewired)" 성질을 강조하며, 앞으로 우리는 AI의 도움을 받아 더욱 유연하고 적응력 있는 삶을 살아나갈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궁극적으로, 인간과 인공지능의 공존은 우리의 이해를 확장하고, 그 과정을 통해 미지의 영역을 탐구하는 길로 이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