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94 - 중국현당대소설_배도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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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장  심근과  전통              Search-For-Roots  and  Tradition



                울음소리가  거의  온  마을  사람을  모두  불러  모았다.  라오자가  이미  달려가서  소식을  알렸고,  바오옌산과  그의  안사
              람이  함께  달려와  샤오추이를  집으로  끌고  갔다.  샤오추이는  죽어라  하고  버드나무를  끌어안고  손을  놓지  않고  소리쳤
              다.
                “나는  겨우  열여섯  살이야,  나는  겨우  열여섯  살이야!”
                옆에  사람들이  모두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고,  특히  금방  민며느리로  들어온  젊은  색시들이  더욱  눈앞의  정경을
              보고  감정에  북받쳐서  펑펑  울어  눈물바다가  되었다.
                바오옌산  안사람이  눈물을  흘리며  샤오추이에게  말했다.  “우리  모녀  두  사람이  함께  이렇게  오랫동안  살았는데,  무
              슨  못할  말이  있기에  이렇게  네  마음이  상했니?”                                                     중
                                                                                                     국
                샤오추이는  나무에  머리를  부딪치며  울먹였다.  “나는  겨우  열여섯  살이야,  나는  겨우  열여섯  살이야!”
                                                                                                     현
                “엄마도  너를  속이지  않아,  네  엄마는  네가  자라면  너희들을  합방시키고  싶었어,  젠서쯔는  설을  쇠면  스물다섯이  되       당
              고……”  바오옌산  안사람은  샤오추이보다  더욱  서글프게  울었고,  또  상심했고  참을  수  없이  섭섭해서  눈물이  시냇물처          대
                                                                                                     소
              럼  온  얼굴에  흘러내렸다.
                                                                                                     설
                “나는  겨우  열여섯  살이야,  나는  겨우  열여섯  살이야!”  샤오추이는  외치다  지쳤고,  훌쩍거리며  말했다.                |

                “젠서쯔가  설령  미련하게  생기긴  했어도  마음씨는  좋단다,  얘야.  네가  그와  살면  네가  밑지지는  않아.”
                “나는  겨우  열여섯  살…….”                                                                  Chinese
                “너는  맏며느리이고,  이  집은  네가  주무를  거야.  얘야,  너  엄마의  마음을  생각해보지  않으련?”
                샤오추이는  고개를  내저을  뿐이고,  한마디도  하지  않고,  손은  도리어  나무를  꽉  끌어안고,  떼어내려  해도  떼어낼  수       Modern
              없었다.  바오옌산이  사람들  앞에서  합방을  3년  뒤로  연기한다고  선포한  뒤에,  그녀의  손이  비로소  버드나무  위에서  풀
              렸다.                                                                                    and
                일이  지나간  뒤에,  샤오추이쯔의  아래턱이  다시  뾰족해졌지만,  몸  위에  봉긋해진  곳은  더는  평편해지지  않았다.  그
              녀의  눈  속의  표정이  갈수록  엄숙해졌고,  한  줄기  웃음조차도  사라졌다.  그녀의  엄마가  그녀에게  다시  인색해졌고,  원
              화쯔는  도리어  좀  그녀에게  알랑거렸고,  그녀가  마당을  쓰는  것을  보면  그녀의  빗자루를  빼앗았다.  그녀는,  원화쯔에게         Contermporary
              원한을  품었고,  빗자루를  ‘탕’  땅바닥에  내던지고  몸을  돌려  가버렸다.
                마침내  어느  날,  원화쯔가  우물가에서  그녀를  가로막았다.
                “샤오추이,  너  왜  그래?  내가  너를  어떻게  했어?”
                “나를  어떻게  한  건  없어.”                                                                 Novels
                “그럼  너  뭘  툴툴거려?”
                “니가  나한테  어떻게  안  해서  툴툴거린다.”  샤오추이는  짓궂은  표정을  지으며  웃고는  멜대를  메고  가려고  했다.
                원화쯔가  멜대를  잡고  그녀를  일어나지  못하게  했다.  “네가  분명히  말해.”
                “나는  아주  분명히  말했어.”
                “내가  왜  못  알아들어?”
                “너는  귀가  없어,  너는  마음이  없어.”
                “너  사람을  욕해!”
                “너를  욕하면,  심장이  없고  간도  없고  폐도  없고  창자도  없어!”  그녀가  후다닥  일어나  물통을  멨다.
                원화쯔가  미처  막지  못하는  바람에  큰대자로  벌렁  나자빠졌고,  화가  났다.
                샤오추이는  도리어  ‘깔깔’  웃었고,  낭랑한  웃음소리가  나무  위의  새를  모두  놀라  날아가게  했다.  그날  이후로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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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
              가  처음으로  웃은  것이었다.
         심
         근      원화쯔가  더는  화를  낼  수  없게  되었다.
         과
                19
         전
         통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바오빙더  안사람은  갑자기  쓸쓸하게  말했다.
                “당신도  고생했어요.”
                바오빙더는  가슴이  뭉클했고  코가  시큰거리고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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