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93 - 중국현당대소설_배도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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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현당대소설 인문융합 큐레이터
않고, 그저 쭈그리고 앉아 담뱃대를 뽑았다. 담배쌈지 안에서 그러나 담배를 파낼 수 없었다. 갑자기 ‘팍’하는 소리가
나고, 부드러운 것이 그의 손 위에 떨어졌고 담배쌈지였다. 고개를 들어보니, 그 골무를 산 둘째 작은어머니가 마침 그
를 보면서 “피워요!” 하고 말하고는 몸을 돌려 가버렸다. 몸에 걸친 낡고 커다란 홑저고리 한 장이 나풀거리며 언덕을
올라가 다시 문짝 안으로 들어갔다.
이날 밤에, 스라이는 외양간에서 옛날 노래를 부르는 바오빙이와 한 침대에서 묵었다. 밤에, 외양간 안에는 예전대
로 가득 사람들이 모여서 그의 옛날 노래를 들었다.
“칠(七) 자를 쓰면 발을 쳐든 것 같고, 관운장이 손에 언월도(偃月刀)를 들었다.
나는 관운장이 어디로 갔냐고 물었고, 패왕은 다리 위에서 조조를 잡아갔다.
팔(八) 자를 쓰면 양쪽으로 줄 선 것 같고, 여덟 명의 신선(八仙)이 뒤이어 바다를 건너 왔다. Wordpress
兰彩和(蓝采和)은 阴阵板(신선이 사용하는 무기)을 산산이 부숴버렸고, 온 누리의 용왕이 또 난리가 났다.
…… L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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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육
플
바오옌산 안사람은 답답했다. 샤오추이는 아닌 게 아니라 날마다 눈까풀 아래서 돌고 있고, 눈 깜짝할 사이에 몸집 랫
폼
이 커지기 시작했다. 그 몸집은 더는 대나무 장대처럼 끝까지 똑바른 것이 아니라, 언제 둥글어졌는지 모르지만, 튼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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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졌고, 가슴이 통통해졌고, 종아리가 볼록해졌고, 뾰족한 턱이 둥글어졌다. 여자는 열여덟 번 변한다더니, 그야말로 예
뻐졌고 싱싱해졌다. Wordpress
많은 사람이 그녀에게 말했다. “아이를 합방시켜야겠어요.”
그녀는 남편과 의논했다. “아이를 합방시켜야겠어요.”
젠서쯔는 이미 스물넷이 되었고, 합방시키게 되었다. LMS
샤오추이쯔는 심상치 않다고 느꼈다. 그녀의 엄마가 그녀에게 많이 부드러워졌고, 그날 실수로 밥그릇 한 개를 깨뜨
렸어도 그녀에게 뭐라 꾸짖지 않았고, 그저 그녀에게 발이 찔리지 않게 그릇 조각을 깨끗이 치우라고만 했다. 원화쯔가 Education
도리어 또 그녀를 멀리했고, 더는 그녀와 이러쿵저러쿵 말하지 않게 되었다. 젠서쯔는 밤낮으로 방 안을 치우고 밭에
가서 흙을 깔고 벽에 석회를 발랐다. 마을의 그런 아낙네들이 모두 그녀에게 심상찮은 눈짓을 보냈다.
샤오추이쯔는 라오자를 집안에서 끌어내 우물가로 데려가서 물었다. Platform
“라오자야, 추이누나가 너한테 잘하니, 못 하니?”
“친누나보다 더 잘해.” 라오자가 말했다.
“그럼 너 왜 추이누나를 속여?”
“나는 안 속여.”
“속였어.” 샤오추이는 그를 부추겼다.
“아니야, 정말 속인 거 없어!” 라오자가 급해졌다.
“좋아, 너는 날 안 속였어, 그럼 나한테 말해 줘, 요즘 엄마와 아버지가 무엇을 의논했지? 집안에서 무슨 일을 하
려는 거지?”
“우리 큰형이 색시를 얻는대.” 라오자가 말했다.
샤오추이쯔는 머리를 ‘쿵’ 한 대 맞고 폭발한 것 같았다. 그녀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라오자를 칭찬했다. “솔직히 말
했으니 착한 아이야, 집에 가렴.”
“추이누나는 어디가?” 라오자가 물었다.
“나는 좀 있다 갈게.” 그녀는 말하고, 또 말을 바꾸었다. “나는 신발 견본 빌리러 둘째 작은어머니 집에 갈 거야.”
라오자가 가면서 멀리 가지 않고, 나무 그늘 아래 서서 샤오추이를 바라보았다. 그는 속이 깊은 아이였다.
샤오추이는 잠시 뒤에 몸을 돌려 천천히 동쪽으로 걸어갔고, 걸을수록 빨라져서 라오자가 따라잡을 수 없었다.
그녀는 마을 동쪽의 큰 버드나무 앞까지 달려가서 머리를 나무 아래 묻고 나무를 끌어안고 한바탕 통곡했다. 울면
서 소리쳤고, 버럭 외쳤다.
“나는 겨우 열여섯 살이야, 나는 겨우 열여섯 살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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