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00 - 중국현당대소설_배도임교수
P. 500
11장 심근과 전통 Search-For-Roots and Tradition
24
땅이 가구마다 분배되었다. 원화쯔가 아무리 울고불고 아무리 난리를 치든 간에 그의 아버지는 어쨌든지 그에게 공
부하지 못하게 했다. 원화쯔는 무슨 방법이 없자 조급해져서 바오런원을 찾아가 통사정했다. 바오런원이 그의 아버지에
게 말했다.
“아저씨, 좀 멀리 보세요. 토지를 분배했고, 양식을 더 많이 수확하려면 개인의 능력을 봐야 해요. 원화쯔를 학교에
보내세요, 좀 과학을 배우고 농사를 배워야 농사를 잘 지을 수 있어요. 오직 죽을힘을 다해 농사짓는 것으로는 안 돼
요.” 중
국
바오옌산은 담배를 피울 뿐 별 대꾸하지 않았다.
현
바오런원은 다시 신문을 펼치고 그에게 읽어주었다. 어디 어디의 어떤 고등학생이 긴 털 토끼를 키워서 백만장자가 당
되었다. 어디 어디의 어떤 대학생도 논벼를 심어서 많은 돈을 벌었다……들으며 바오옌산은 눈동자가 툭 튀어나왔지만, 대
소
그러나 말이 원화의 일로 되돌아가자, 그는 다시 태연해졌다. 원화쯔와 그런 사람들은 전혀 관계가 없는 것 같았다. 바
설
오런원의 내용이 깊고 오묘하게 아무리 단어를 선택하여 간결하고 알기 쉽게 설명을 해도 그는 여전히 꼼짝도 하지 않 |
고 말했다.
“먼데 물은 가까운 불을 끄지 못해, 다원쯔! 자네는 몰라.” Chinese
“어쨌든 많이 배울수록 좋아요!” 바오원런은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원화쯔가 한쪽에서 훌쩍거리고 있으니 포기하려
고 해도 포기할 수 없었다. Modern
바오옌산은 곁눈질로 바오런원을 힐끗 보면서 말을 하지 않았다. 사실, 바오런원이 이 로비스트 역을 맡는 것이야말
로 가장 적당치 않았다. 저 자신이 본래 아주 유력한 반증이었고, 공부한다 해도 쓸모없고 도리어 나쁜 일이라는 것을 and
증명했다. 때때로 사람들이 그를 답습하지 말고, 절대 자기 아이들을 그렇게 만들지 말라고 일깨웠다. 공부를 밑지고
돈을 밑지고, 뱃속 가득 고상하고 우아한 척하고, 보기에 좋지 않고, 쓸모가 없고, 참으로 ‘원 미치광이’였다.
뾰족한 수도 없었다. 원화쯔는 울어도 소용없다는 것을 알고 울지도 않게 되어 힘을 좀 절약하게 되었다. 도리어 샤 Contermporary
오추이가 몰래 그에게 말했다.
“그걸로 끝냈단 말야?”
“그럼.” 원화쯔가 고개를 숙이고 풀이 죽어 말했다.
“수아이(甩)!” 샤오추이쯔가 깔보며 말했다. Novels
원화쯔는 얼굴이 새빨개졌다. 이곳에서는 못난이, 겁쟁이, 밥통, 졸장부를 ‘甩’ 자로 전부 통틀어 말했다. 남자의 가
장 나쁜 인품은 어쩌면 ‘甩’일지 모르고, 남자가 ‘甩’하면 그럼 어떻게 인간이 되랴? 또 어떻게 남에게 존경하라고 하
랴? 원화쯔는 입술을 좀 실룩거렸지만, 뭐라 말하지 않고 일어나서 가려고 했다. 샤오추이쯔가 다가와서 한쪽 팔로 그
의 소매를 잡아당겼다.
“너 내가 부른 노래를 나한테 돌려줘.”
“그걸 어떻게 돌려줘!” 원화쯔가 그녀를 노려보았다.
“네가 불러, ‘12월’을 불러!” 샤오추이가 그를 좀 밀쳤다.
“나는 부를 줄 몰라.”
“부를 줄 몰라도 불러야 해.”
원화쯔는 잠시 어리벙벙했고, 샤오추이를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하긴 그는 언제나 샤오추이를 이길 수 없었
11
장
던 것이고, 이기지 못해도 속으로는 여전히 싱글벙글했다. 정말 무슨 귀신을 본 건지 몰랐다! “그럼 내가 다른 걸 부
심
근 를게.” 그가 사정했다.
과 “그럼 그래.” 샤오추이가 봐주었다.
원화쯔는 얼굴을 찡그리며 좀 생각하다가 다시 말했다. “혁명가곡을 부를게.”
전
통 “불러!”
원화쯔는 잠시 망설이다가 몇 번 캑캑 목청을 가다듬고 입을 열었다. “큰 강의 물결이 세차게 출렁인다――” 그는
한 소절을 부르고 멈추고는 몰래 샤오추이를 살피며 그녀의 반응을 보았고, 그녀가 웃을까 봐 걱정스러웠다.
그녀는 웃지 않고 그를 쳐다보면서 살짝 입을 벌렸고, 좀 놀란 것 같았다.
4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