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01 - 중국현당대소설_배도임교수
P. 501
중국현당대소설 인문융합 큐레이터
“바람이 벼의 향기를 양쪽 기슭으로 실어간다, 우리 집은 기슭 위에 있어서――” 원화쯔는 부르면서 한편으로는 몰
래 그녀를 보았다. 그녀는 속으로 곰곰이 뭔가를 생각하는 것 같았다.
“낯익은 뱃사공의 외침을 들었다――” 원화쯔는 목청을 높여 불렀고, 할 수 없이 포기했다. “진짜 고음불가야.”
샤오추이쯔는 깨어난 듯이 눈을 들어 그를 쳐다보았고, 나지막이 말했다. “이 노랫가락이 참 듣기 좋은데.”
원화는 치욕을 씻은 듯이 우쭐댔다.
원화쯔가 공부를 하지 않기로 했다는 소문이 퍼지자마자, 그 농사를 지으며 공부를 가르치는 선생님이 소문을 듣고
한달음에 달려와서 라오자를 학교에 보내라고 했다. 부득이 그는 바오옌산에게 마음속의 말을 했다.
“솔직히 말씀드리죠! 제가 여러 해 동안 선생을 했지만, 지금까지도 정식 교사가 되지 못했습니다. 아버님께서 라오
자를 학교에 보내시는 것도 제 체면을 세워주신 것입니다. 이번 학기의 학비는 제가 라오자 대신 내드리겠습니다!” Wordpress
바오옌산은 선생을 바라보며 마침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만 학비를 선생에게 내라고 할 수는 없으므로, 그가 말
했다. “정말 그 애한테 공부를 시키면 제가 애 학비를 대야죠, 절대 선생님의 주머니에서 꺼내게 해서는 안 됩니다.” LMS
그는 말한 것에 책임을 지는 사람인지라, 단숨에 학비를 냈고, 또 6마오 7펀의 돈을 들여 라오자에게 새 책가방을
교
사주었다. 바오 다섯째 할아버지는 스라이의 황아 보따리 속에서 알록달록한 연필을 골라서 책가방 속에 넣어주었다. 육
라오자가 학교에 가게 되었고, 바야흐로 초등학생이 되었다. 첫 학기에 ‘착한 어린이’ 상장을 받았다. 플
샤오추이는 라오자의 상장을 손에 들고 이리저리 뒤척이며 하염없이 보았고, 다 본 다음에 원화쯔에게 물었다. 랫
폼
“너는 그렇게 오랫동안 공부했으면서 상장 한 장을 집에 가져오지 않았어?”
|
원화쯔는 하찮은 듯이 상장을 힐끗 보았다. “별 것 아니네.”
“뭐라야 별 거야?” 샤오추이가 그에게 반박했다. Wordpress
그들 둘은 때때로 말을 주고받으며 말싸움을 했고, 바오옌산의 안사람은 모두 눈으로 보면서 천천히 그 뜻을 알아
차렸고, 밤에 베개머리에서 남편과 의논했다.
“샤오추이가 열일곱 살이 되면 그들을 합방시켜야겠어요.” LMS
그러나 이때, 샤오추이가 느닷없이 사라졌다. 마지막 이랑의 보리를 다 베고 난 뒤에, 샤오추이가 말했다.
“여러분 먼저 집에 가세요, 저는 개울에 가서 수건을 빨아야겠어요.” 그런 다음에는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Education
25
지금 문예 간행물이 많아졌고, 먼 다른 지역에는 모두 몇십 종이 있다. 바오런원은 사방팔방으로 모두 원고를 부쳤 Platform
고, 그 두터운 원고 ‘작품’을 이미 난도질하여 다 부쳤다. 한 부를 부치면 그에게 한 부만큼의 기대가 보태졌다. 그의
생활은 기대로 가득 찼고, 다른 일을 할 틈이 없게 되었다. 그와 그의 늙으신 어머니는 4무 4펀(分, ‘10厘’는 ‘1分’과
같고, ‘10分’은 ‘1亩’와 같음)의 땅에서 싹이 남보다 적고 풀은 남보다 많았지만, 하여간 모두 둘째 작은어머니의 땅만
큼도 농사지을 수 없었다. 정말 그가 무슨 악귀가 들었는지 몰랐다. 그의 어머니는 심지어 20리 밖의 싼리바오(三里
堡)의 토지 사당에 가서 향을 피웠다. 그 토지 사당은 이미 헐렸고, 그녀는 향을 사당 앞의 큰 나무 위에 꽂아놓았다.
그녀는 이 사당의 보살이 영험하다고 여겼다.
그의 그 현 위원회 선전부의 타자를 치는 동창이 그에게, 省에서 토론회가 열릴 것이라는 소식을 전해주었다. 토론
회야말로 글로써 벗을 사귄다는 뜻으로써 많은 작가가 함께 모여서 말하고 노는 것이다. 토론회는 먼저 성 소재지에서
열렸고, 그런 다음에 이 바오산에 가서 노는 것이었다. 요즘 관광 바람이 불고, 조금 역사가 있는 곳이면 모두 끄집어
내어 명승지로 만들었다. 바오 마을로 말한다 해도 좀 역사가 있고, 듣자니 그곳도 관광명소로 조성될 것이라고 했고,
물론 지금은 작은 집 한 채만 있고, 안에서 차를 파는 사람이 있었다. 황폐한 벌판이고, 작가들은 관망대니 휴게실이니
아름답고 화려한 산수 따위는 물리도록 보았고 입맛을 바꾸어 그런 야생의 맛을 보고 싶어 했다.
그리하여 이 작가들은 더욱 바오산으로 와서 돌아다녀 보려고 했다.
그리하여 성(省)에서는 벌써 만반의 준비를 하였다. 현 문학예술가연합회(문련)——현재는 현에도 모두 문련이 생겼
다——이런 작가들과 현 문학청년들을 초청하여 모임을 열고, 좌담하고 강화하고 지도하고 기층의 문학창작을 번영시키
려고 계획했다. 포스터가 붙었고, 좌담회를 듣고 작가를 만나고 싶은 사람은 표를 사야 했다. 이틀도 못 되어 표는 전
부 팔렸다. 지금은 문학청년도 아주 많아진 것이다.
4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