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03 - 중국현당대소설_배도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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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현당대소설 인문융합 큐레이터





                둘째  작은어머니가  물을  길어  밭쪽으로  오다가  미처  제대로  통을  내려놓기  전에  그쪽으로  달려갔다.  내동댕이쳐진
              물통은  엎어져서  물이  콸콸  쏟아졌다.
                둘째  작은어머니는  달리고  또  달리다가  걸려  넘어졌고,  일어나서  다시  달리면서  외쳤다.  “저를  때리세요,  저를  때리
              세요.”
                그녀가  앞에까지  달려가서  바오옌산을  잡아당겼고,  바오옌산이  그녀를  한  발로  걷어찼다.  “제수씨도  함께  맞으쇼.”
                그녀는  발에  차여서  좀  쭈그려  앉았다가  다시  똑바로  일어섰고,  몇  걸음  달려가서  바오옌산의  다리  쪽에  엎어져서
              바오옌산의  무릎을  끌어안았다.  “아주버님,  그를  살려주세요!”
                바오옌산은  저도  모르게  멜대를  내려놓았고,  제수를  한번  쳐다보고는  한숨을  내쉬며  욕을  했다.  “제수  같은  뻔뻔스
              러운  여자들이  또  무슨  저놈  때문에  용서를  구할  낯짝이  있소!”  말을  마치고  힘껏  그녀를  뿌리쳤다.                  Wordpress
                둘째  작은어머니가  몸을  돌려  아예  그  젊은이를  끌어안고  주저  없이  소리쳤다.  “제가  서방질을  했어요,  그가  그런
              게  아니에요!  제가  사내를  꼬였어요,  그가  아니에요!”                                                   LMS
                사람들이  한바탕  더욱  사납게  주먹질과  발길질  세례를  퍼부었다.  둘째  작은어머니와  그  젊은이는  단단히  한  덩어리
                                                                                                     교
              고  꼭  끌어안고  더는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다.  그들이  어떻게  치고  때리고  욕을  하든지  간에  두  사람은  찍소리도  내     육

              지  않았다.                                                                                플
                지칠  만큼  때리고  마침내  멈추었다.  그  젊은이의  몸통을  한  발로  걷어차고  말했다.  “다음에  네놈이  또  이  마을에       랫
                                                                                                     폼
              돌아온  것을  보게  되면,  가만  안  두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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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들은  한  덩어리로  끌어안고  죽은  듯이  꼼짝도  하지  않았다.  사람들이  물러가고  한참  뒤에  비로소  움직이기  시작
              했다.                                                                                    Wordpress
                젊은이가  엉엉  울었다.  “둘째  작은어머니,  제가  덕이  부족한  짓을  했어요,  작은어머니  집안을  욕되게  했어요.  저를
              때리세요!”
                “그건  당신  탓이  아니에요.”  둘째  작은어머니가  매무새를  가다듬었다.  눈  속에  마른  눈물조차도  없었다.                LMS
                “제가  둘째  작은어머니를  말려들게  했어요.”
                “스라이,  내가  스라이를  말려들게  한  것이에요.”                                                     Education
                “제가  이번에  가면  다시는  올  수  없어요.”
                “갈  테면  가세요.”  둘째  작은어머니가  원망스럽게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일어나서  가려고  하다가  다시  주저앉아  머리통을  바짓가랑이  사이에  넣고  웅크렸다.                            Platform
                “어째  가지  않아요?”  둘째  작은어머니가  물었다.
                “내가  가면,  이  땅을  작은어머니  혼자  다  김매야  해요.”  스라이가  말했다.
                “할  수  있어요.”
                “그럼,  저는  가요.”  그가  머리를  돌리고  머뭇거리며  둘째  작은어머니에게  말했다.
                “잠깐,  항아  보따리를  그들이  다  망가뜨렸는데  무엇으로  장사해요?”
                “챙길  수  있어요.”
                두  사람이  더는  말하지  않고  머리를  떨어뜨렸다.  잠시  뒤에,  둘째  작은어머니가  느릿느릿  말했다.  “내  말은,  스라
              이.”
                “듣고  있어요.”
                “내가  나이가  많은  것이  싫지  않고,  내가  아이들이  많은  것이  싫지  않고,  내가  가난한  것이  싫지  않으면,  스라이,
              스라이,  가지  말아요!”  둘째  작은어머니가  말을  마치고  휙  얼굴을  돌렸다.
                스라이는  그러나  얼굴을  들었고,  눈  속에  기쁨의  빛이  드러났고,  그는  감격하여  눈물을  흘리며  외쳤다.  “둘째  작은
              어머니!”
                “나를  둘째  작은어머니라고  부르지  말아요.”
                “네.”
                “나를  애  엄마라고  불러요.”
                “네.”
                둘째  작은어머니는  천천히  얼굴을  돌리고  스라이를  쳐다보며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로  웃었다.  스라이도  천진하게  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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