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04 - 중국현당대소설_배도임교수
P. 504
11장 심근과 전통 Search-For-Roots and Tradition
었다. 심하게 얻어맞은 두 얼굴이 이렇게 눈물을 머금은 채로 마주 보며 바보처럼 웃었다.
스라이가 남았지만, 그러나 집안의 형제들을 감히 볼 수 없었다. 그러나 어떻게 사람을 속일 수 있으랴! 바오옌산의
집안 형제들이 사방을 뒤지며 스라이를 찾았다.
스라이는 대장을 찾아갔다. 지금 땅을 분배했고, 생산대대가 없어졌으니 대장도 없어졌고, 대장은 촌장이라 부르게
되었다. 촌장은 대장처럼 일을 처리할 수 없었다. 그는 바오집안 형제들의 일에 관여할 수 없다고 말했고, 그는 속으로
도 관여하고 싶지 않았고 이런 일은 관여할 수도 없었다. 이 일은 작은 바오씨 마을의 백 년 가까이 동안 처음으로 있
는 스캔들이었고 진짜 사람들을 화나게 했다.
스라이는 5척 키의 사내요, 담뱃대 한 개 신발 한 짝이 아니니 겨드랑이 안에 감출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조만간 중
국
에 그들 눈에 뜨일 것이고 한바탕 흠씬 두들겨 맞을 게 뻔했다. 스라이가 그들에게 두들겨 맞고 다급해지자 걸음아 나
현
살려 하고 달아났다. 둘째 작은어머니가 뒤에서 큰소리로 외쳤다. 당
“고향으로 도망가요, 고향으로요!” 대
소
그 한마디가 스라이를 일깨웠고, 스라이는 머리통을 싸매고 몸을 돌려 고향으로 한달음에 달려갔다. 한걸음에 7, 8
설
리 길을 달려 고향이 이르자 겨우 판결이 났다. 혼인법 제 몇, 제 몇 조에 근거해 과부의 재가는 합법적이고, 남자 쪽 |
이 여자 쪽에 데릴사위로 들어가는 것도 합법이 되었다. 그로부터 스라이는 작은 바오씨 마을에 합법적인 신분이 생겼
고, 사람들을 피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Chinese
그러나 데릴사위로 들어온 사람은 사람들의 멸시를 면하기 어려웠고, 세 살짜리 아이조차도 감히 사람 취급도 하지
않았다. 깨끗한 바오 성씨 안에 느닷없이 펑 성씨가 끼어들었고, 게다가 이 펑씨는 그렇게 오리지널도 아니고 순수 혈 Modern
통도 아니고 억지로 이은 것이고, 내력도 아주 분명하지 않다고 했으니, 사람들의 인정을 받기 어려웠다. 한 바구니의
오이 안에 조롱박 한 개가 끼어든 것이라, 사람들의 눈에 왜 거슬리지 않겠어. 게다가 스라이와 둘째 작은어머니의 나 and
이는 언제나 사람들의 이야깃거리가 되었다. 다행히도 스라이가 어려서부터 이런 호기심에 가득 차고 깔보는 눈빛 속
에서 자랐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그에게는 그렇게 유별난 것은 아니었다. 그는 요 몇 해 동안 부평초처럼 떠다니다가
마침내 안착할 곳이 생겼다. 그는 조금도 둘째 작은어머니가 자신에 대해 무슨 적당치 않은 점이 있다고 느끼지 못했 Contermporary
고, 그는 자신이 어떻게 비슷하게 나이찬 처녀와 살아갈지 생각할 수도 없었다. 나이 어린 색시와 함께 사는 것도 사
는 거라고 할까? 둘째 작은어머니는 그에 대해 말하면 엄마요, 색시요, 누이요, 전부 될 수 있었다. 스라이는 마음이
편하고 흡족하여 살이 붙었고 키도 훌쩍 더 자란 것 같이 튼튼해졌고, 밭일도 전부 도맡아서 했다. Novels
27
오늘 저녁과 내일 낮 일기예보이다.
오늘 저녁에 구름이 끼고 비가 내리고 강우량은 적으면 중등이고, 국부적으로 많으면 폭우가 쏟아진다. 내일도 큰비
가 내릴 것이다. 관련 기관에서 적시에 홍수대비 업무에 대비하기 바란다…….
현에서 홍수 대책 본부를 세웠다.
향(鄕)에서 홍수 대책 본부를 세웠다.
마을에도 홍수 대책 본부를 세웠다.
28
11
장
심
근 비가 그치지 않고 내렸고, 문턱에 앉아서 발을 씻을 수 있게 되었다. 서쪽 저지대에 가옥 몇 채가 있었지만, 이미
과 무너졌다.
현장이 내려가서 한번 보았다.
전
통 향장이 내려가서 두 번 보았다.
촌장이 온 마을을 뛰어다니며 사람들을 모아서 산에 올라가 현에서 내준 천막을 쳤다.
이날, 날이 좀 맑아졌고, 구름이 약간 엷어졌고, 비도 좀 소강상태에 빠지자 속으로 모두 생각했다. 이번에 아마 지
나가기 어렵지 않을까. 뜻밖에 막 점심을 먹을 때, 바오산 서쪽에서 우르릉 쾅쾅 소리가 들렸고, 우레가 친 것 같기도
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