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06 - 중국현당대소설_배도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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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장  심근과  전통              Search-For-Roots  and  Tradition



                바오옌산이  사방에서  물었다.  “애와  바오  다섯째  할아버지를  보았다고  말하지  않았소?”
                “아니오,  나는  봤다고  말한  적  없소!”  누군가  대답하여  말했다.
                바오옌산은  화를  내며  사방에서  물었다.  “당신  보았다고  말하지  않았소?  애가  다섯째  할아버지를  부축했다고  말했
              잖소!”
                모두  못  보았다고  말했고,  바오옌산도  더는  도대체  누가  보았다고  말한  것인지  생각할  수도  없었다.  나무랄  게  못
              되는  것이  난리  통  속에서  똑똑하게  보지  못하고  똑똑하게  듣지  못할  수도  있는  것이다.
                바오옌산  안사람이  발을  구르며  찾으러  산  아래로  내려가려고  했고,  몇몇  아낙네들이  그녀를  잡고  놓지  않았다.  “갈
              수  없네,  물과  불은  사정을  봐주지  않네!”                                                         중
                                                                                                     국
                “라오자야,  내  아들아!”  바오옌산  안사람은  그저  울기만  할  뿐이고,  아낙네들이  모두  함께  눈물을  훔치며  울었다.
                                                                                                     현
                “울지  마쇼!”  촌장이  아낙네들에게  소리치며,  눈살을  잔뜩  찌푸렸다.  토지를  분배하고부터  대장은  촌장이  되었고,           당
              그가  머리를  내밀  곳을  얻기  어렵게  되었다.  “물이  많이  차지  않았소?  수영할  수  있는  남자는  모두  나를  따라오시오.”    대
                                                                                                     소
                그가  십여  명의  수영을  할  수  있는  남자들을  데리고  잡목  몇  그루를  베어서  뗏목  몇  개를  만들어  함께  들고  산  아
                                                                                                     설
              래로  내려갔다.                                                                              |

                뗏목이  물  위에  떴고,  작은  바오씨  마을로  흘러갔다.  어디에  아직  마을이  있으랴!  아무것도  없었고,  그저  온통  물뿐
              이었다.  한눈에  척  봐도  끝을  볼  수  없었다.  물  위에  나무판자,  신발짝이  떠다녔다.                            Chinese
                “라오자야――”  그들은  함께  큰  소리로  불렀고,  목소리가  막히는  것도  가리는  것도  없이  퍼졌고  사방으로  단숨에
              흩어졌다.  그들  자신조차도  들을  수  없게  되었다.                                                      Modern
                “바오  다섯째  할아버지――”  그들이  외쳤지만,  대답이  없었고  바늘  하나가  바다에  떨어진  것처럼  물보라조차도  일렁
              이지  않았다.                                                                               and
                뗏목이  물  위에서  방향  없이  마구  떠다녔다.  여기는  어디지?  물속을  종잡을  수  없었다.
                뗏목이  물  위에서  뱅뱅  맴돌았다.  새  한  마리가  수면에  붙어서  날아갔고,  바오산이  훨씬  낮아졌다.
                “저건  뭐야!”  누군가  외쳤다.                                                                 Contermporary
                “저거  사람  아니야?”
                앞쪽은  온통  새하얀  곳이다.  어떤  헝클어진  수풀  한  더미가  있고,  수풀  위에  사람의  모습이  누워있었다.
                뗏목  몇  개가  일제히  노를  저으며  앞으로  다가갔고,  비로소  그곳이  마을  동쪽의  가장  키가  큰  커다란  버드나무의
              나뭇가지인  것이  또렷하게  보였고,  위쪽에  누워있는  사람은  바오  다섯째  할아버지였다.  바오  다섯째  할아버지는  손가락           Novels
              으로  나무  아래를  가리키며  중얼중얼  말했다.  “라오자야,  라오자!”
                나무  아래는  물이고,  물  쪽은  바오산이고,  바오산은  가라앉았다.
                남자들이  옷을  벗고  한  사람  또  한  사람  물로  뛰어  들어갔다.  한  사람이  뛰어들어  자맥질하다가  다시  올라왔지만,
              빈손이었고,  숨을  들이마시고  다시  들어갔다……족히  한  시간가량  되었다.  마지막에  스라이가  뛰어들어  한참  동안  자맥
              질하다가  올라왔고,  미처  말할  새도  없이  큰  숨을  몰아쉬고  다시  들어갔고  또  한참  만에  올라왔는데,  손에  무엇을  끌
              어안고  있었고,  근처까지  헤엄쳐  가서  겨우  라오자인  것을  알아보았다.  뗏목  위에  사람들이  허겁지겁  스라이를  잡아당
              겨  위로  올렸고,  라오자를  평편하게  놓았다.  라오자는  이미  숨을  쉬지  않았고  눈을  감고  있었지만,  입가는  도리어  여전
              히  웃는  것처럼  살짝  올라갔다.  다시  머리를  돌려  보니  바오  다섯째  할아버지가  뗏목에  엎드려  이미  숨을  거두었다.
                뗏목이  올  때보다  노인  한  사람과  아이  한  사람이  늘었지만,  모두  말을  할  수  없는  사람들이었다.  뗏목은  천천히
              노를  저어  마을을  벗어났고,  물에  흠뻑  젖은  남자  십여  명이  뗏목을  든  머리가  금방  보이자마자  사람들이  후다닥  몰려
         11
         장
              들어  에워쌌다.
         심
         근      노인  한  사람과  아이  한  사람이  조용히  뗏목  위에  누워있었고,  얼굴  위의  표정이  모두  잠이  든  것처럼  아주  편안했
         과    다.  그  노인의  눈썹과  눈이  편안했는데,  서후이쯔가  죽은  뒤로,  마을  사람들은  더는  이렇게  편안한  그의  눈썹과  눈을
              한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그  아이  역시  아주  평온했고,  살아있을  때의  얼굴보다  더  홍조가  돌았다.
         전
         통      바오옌산  안사람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모두  그녀를  에워싸고  그녀에게  울라고,  울고  나면
              한결  나아진다고  위로했다.
                촌장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먼저  바오  다섯째  할아버지를  보았고,  그런  다음에  물에  들어가서  라오자를  찾았는지  이
              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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