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24 - 중국현당대소설_배도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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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장  심근과  전통              Search-For-Roots  and  Trad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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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오옌산의  집이  새로  지어졌고  마룻대를  올리고  지붕을  얹었다.  커다란  창문을  열고,  하얀  벽,  시멘트  바닥,  확  트
              인  네  칸짜리  커다란  집이었다.
                젠서쯔는  농기계공장으로  출근했다.  혼담을  꺼내러  오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아서  지금은  그가  사람을  고르게  되었
              다.
                젠서쯔가  결혼하는  그날,  샤오추이쯔가  돌아왔다.  그녀는  집에  들어서자마자  그녀의  아버지와  어머니  발밑에  무릎을            중
                                                                                                     국
              꿇고  앉아  머리를  조아렸다.  그녀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미처  제정신이  들기도  전에,  일어나서  물지게를  들고  물을  길러
                                                                                                     현
              갔고,  왔다  갔다  하더니  커다란  항아리  두  동이에  물이  항아리  가장자리로  흘러넘치도록  가득  채우고  다시  길러  갔다.       당
              원화쯔가  그녀에게  긷지  말라고  했지만,  그녀는  여전히  우물가로  달려갔고,  원화쯔가  그녀를  뒤쫓아갔고,  우물가까지             대
                                                                                                     소
              뒤쫓아  갔다.  그녀가  막  물통을  내려놓을  때,  원화쯔가  물통을  빼앗는  바람에  물통을  우물  속에  떨어뜨렸고,  두  사람이
                                                                                                     설
              우물  가장자리  위에  엎드려서  물통을  갈고리에  걸었다.                                                    |

                “미련해  죽겠어!”  샤오추이가  그에게  말했다.
                “왜  내  탓이야?”  원화쯔는  억울했다.                                                            Chinese
                “네  탓이지,  네  탓이야!”  샤오추이가  그에게  행패를  부렸다.
                “뭐가  내  탓인데?”  원화쯔는  더한층  억울했다.                                                      Modern
                “네가  첫째가  아니라  둘째인  탓이야.”
                “첫째면  어떻고,  둘째면  또  어때서?”                                                            and
                “첫째였으면,  내가  생긴  대로……이렇게  큰  우여곡절을  겪을  필요가  있어?”  샤오추이의  눈언저리가  붉어졌다.
                원화쯔의  눈언저리도  붉어졌다.
                두  사람이  모두  눈물을  떨어뜨렸고,  퐁당퐁당  우물  속에  떨어졌다.  우물  안에  물통  한  개가  두둥실  떠다녔다.          Contermporary
                마을에  길을  뚫었고,  원래  있던  길을  넓히고  평편하게  다지고  돌을  깔았다.  오는  사람들이  갈수록  많아졌고,  길이
              없으면  불편했다.  길을  뚫자니,  스라이  집의  채소밭이랑  하나를  부셔야  했다.  스라이와  그의  안사람은  흔쾌히  승낙했
              고,  배상금조차도  받고자  하지  않았다.  스라이가  말했다.  “제가  돈을  받으려고  했으면  저란  사람은  없었어요.”
                현에서  라오자의  묘  뒤에  기념관을  건립하고자  유품을  수집할  때  어려움에  봉착했다.  꼬마  영웅이  생전에  사용하고          Novels
              입었던  것,  모든  물건을  모두  태워버렸기  때문이었다.  나중에  바오런위안네  둘째  아들은,  자기  초가집  흙  담벼락  위에
              서  라오자가  쓴  글자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쓴  것은  자기  이름――바오런핑이었다.
                그에게  물었다.  확실히  꼬마  영웅이  쓴  것이죠?  그가  말했다.
                “틀림없어요,  그날,  제가  라오자와  함께  똥을  싸고,  각자  자기  이름을  쓰면서  놀았어요!”
                물론,  옆쪽에  또  그  둘째  아들이  쓴  글자――바오자오허(鲍兆和)가  있었다.
                그러나  그  흙  담벼락은  건들기만  하면  무너져서  일어나지  못할  것  같았다.  할  수  없이  그곳에  그냥  두었다.

                에필로그

                라오자의  무덤은  높이  작은  바오씨  마을의  한복판에  놓여있고,  계단은  깨끗했다.  촌장이  지휘할  필요  없이,  자연스
         11
         장
              럽게  사람들이  가서  청소했다.  그의  아버지,  그의  어머니,  그의  형,  그의  형수는  물론  말할  필요도  없었다.  또  바오원
         심
         근    런,  바오빙더,  스라이도  사흘  건너,  닷새  건너  청소하러  갔다.  자기  집의  마당을  쓰는  빗자루로  무덤을  쓸면  그다지  길
         과    하지  않을  것이니,  촌장에게  공용의  빗자루  한  개를  사자고  요구했을  뿐이다.
                해가  그  비석  위를  비추는데,  새하얗고  아주  눈부셨다.
         전
         통      비석  뒤쪽에는  온통  새로  지은  기와집들이  있고,  푸른  벽돌로  지붕을  얹고,  기와집  뒤쪽은,  푸르고  깊고  그윽하여
              안개  속에  잠긴  듯이,  아주  먼  듯이,  또  아주  가까운  것  같은  바오산이다.

                또  에필로그

                                                                                          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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