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23 - 중국현당대소설_배도임교수
P. 523

중국현당대소설 인문융합 큐레이터





                “너무  멀어서  갈  수  없어요.”
                “고향  집에  누가  있나?”
                “저  혼자에요.”  스라이의  목소리가  낮아졌고,  좀  서글펐다.
                며칠  뒤에,  어떤  사람이  스라이에게  소식을  전해왔다.  마을  어귀에  어떤  나이든  황아장수가  지나갔는데,  바오씨  마
              을  사람을  보고  스라이에  관해  물어보았다는  것이었다.  그가  장가든  뒤에  잘  살아요?  바오좡  사람이  그에게  잘  대해줘
              요?  그  사람이  그에게  일일이  대답해주었다.  떠날  때,  그  나이든  황아장수가  그  사람에게  스라이한테  소식을  전해달라
              고  했다.  그의  큰고모는  북쪽에서  괜찮게  살고  먹을  것  입을  것이  있다고.  황아장수에게  물었다.  “스라이를  보러  가지
              않습니까?”  노인이  머뭇거리며  말했다.  “괜찮소.”
                이날  밤에,  스라이는  꿈을  꾸었다.  꿈속에  황아  작은  북이  계속  귓가에서  울렸다.  “둥둥,  둥둥,  둥둥!”            Wordpress

                39                                                                                   LMS
                                                                                                     교
                이날,  현에서  지프차  한  대가  왔고,  차가  바오옌산의  집  대문  앞에서  멈추었다.  차에서  현  위원회  서기가  내렸고,      육

              팔  한  짝으로  바오옌산의  손을  잡고  그에게  알려주었다.  “바오런핑은  성  공산주의청년단위원회에서  소년  영웅으로  뽑혔           플
              습니다.  영광입니다!”                                                                          랫
                                                                                                     폼
                바오옌산은  어리벙벙했고,  마른  나무뿌리  같은  손이  현  위원회  서기의  따뜻하고  부드러운  손에  감싸있었다.  그는,
                                                                                                       |
              소년  영웅이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지  못하고,  그저  현  위원회  서기의  이런  중시는  얻기  어려운  것이라는  것만
              을  알았다.  속으로  감격하여  한참  동안  아무것도  말할  수  없었다.                                          Wordpress
                현  위원회  서기는  영웅의  아버지를  부축하여  영웅의  집으로  걸어  들어갔고,  침묵하더니  한참  만에  겨우  한마디  말
              했다.  “여러분,  고생하셨습니다.”
                “지금은  고생하지  않아요,  양식이  생겼어요.”  바오옌산은  식량  뒤주를  가리겼다.  “바로  라오자  그  아이만  없어요.”        LMS
                “식량은  충분히  먹지요!”  현  위원회  서기가  식량  뒤주를  어루만졌다.
                바오옌산  안사람이  느닷없이  끼어들었다.  “우리는  양식을  팔아서  집을  지으려고  의논하는  중이에요.”                     Education
                현  위원회  서기가  고개를  들고  시커먼  집안을  둘러보며  말했다.  “이  집은  살  수  없겠습니다.”
                “집이  없으니  큰아들이  스물일곱이  되었지만,  아직도  장가들  엄두를  못  내요.”  그녀가  눈물을  훔쳤다.
                현  위원회  서기는  시커먼  집을  돌아보며  한마디  말했다.  “식량은  절대  팔아서는  안  됩니다.”  그런  다음에  바오옌산       Platform
              의  손을  꼭  잡았다가  떠났다.
                이튿날,  촌장이  바오옌산에게,  현에서  그의  집에  목재,  시멘트,  벽돌을  사주고,  그의  집을  지어주겠다고  했다고  알렸
              다.
                다시  며칠이  지난  다음에  촌장에  바오옌산에게  알렸다.  향(乡)  농기계공장에서  젠서쯔에게  직장을  주고,  그에게  도
              시호적을  주고  배급식량을  받을  수  있도록  해주었다.
                바로  라오자가  죽은  지  1주년이  되자,  현에서  ‘이장’을  결정했다.
                현내  초등학교에서  화환을  들고  왔고,  향내  초등학교에서  화환을  들고  왔고,  바오좡  초등학교에서  화환을  들고  왔
              다.
                라오자의  관이  커다란  개울가에서  작은  바오씨  마을의  한복판——밭  위로  이장됐다.  열  몇  개의  계단을  놓고,  높고
              큰  무덤을  쌓고,  벽돌로  쌓고,  시멘트로  틈을  바르고,  높은  돌비석을  하나  세우고,  비석  위에  적혀있다.
                “영원히  빛나리.”
                지금,  바오좡의  가장  높은  곳은  더는  마을  동쪽의  커다란  버드나무가  아니라  이  비석이  되었다.  비석이  우뚝  솟아있
              고,  뒤쪽은  푸르고  깊고  그윽한  바오산이다.
                악대의  북이  울리고  악대의  나팔이  우렁차게  울렸다.  현  위원회  서기가  연설을  하고  첫  번째  화환을  받쳤다.
                바오옌산과  그의  안사람은  멍청히  앉아  있었고,  울고  싶었지만,  감히  울지  못했다.  행사  전에  많은  사람이  그들에게
              당부했다.  “그런  장소에서  우는  것은  그다지  좋은  일이  아니오.”
                라오자의  묘는  작은  바오씨  마을의  한복판으로  옮겨졌고,  집  한  채처럼  크고  높았다.  벽돌로  쌓았고,  시멘트로  틈새
              를  메운  것이고,  더는  잡풀이  자랄  수  없게  되었고,  새끼  양도  풀을  뜯어  먹으러  올  수  없게  되었다.


           520
   518   519   520   521   522   523   524   525   526   527   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