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43 - 중국현당대소설_배도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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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현당대소설 인문융합 큐레이터





              도  않는다.

                  有一匹全身皆白、只黑了两只前爪的白狗,垂头丧气地从故乡小河上那座颓败的石桥上走过来时,我正在桥头下的石阶上捧
              着清清的河水洗脸。农历七月末,低洼的高密东北乡燠热难挨,我从县城通往乡镇的公共汽车里钻出来,汗水已浸透衣服,脖子和
              脸上落满了黄黄的尘土。洗完脖子和脸,又很想脱得一丝不挂跳进河里去,但看到与石桥连接的褐色田间路上,远远地有人在走
              动,也就罢了这念头,站起来,用未婚妻赠送的系列手绢中的一条揩着脸和颈。时间已过午,太阳略偏西,一阵阵东南风吹过来。
              凉爽温和的东南风让人极舒服,让高粱梢头轻轻摇摆,飒飒作响,让一条越走越大的白狗毛儿耸起,尾巴轻摇。它近了,我看到
              了它的两个黑爪子。
                온  몸뚱이가  모두  하얗고  앞발  두  개만  새까만  백구  한  마리가  대가리를  숙이고  기가  꺾인  채로  고향의  작은  개울에  허  Wordpress
              물어진  돌다리  위에서  어슬렁거릴  적에  내가  마침  다리  아래쪽의  돌계단  위에서  맑은  개울물을  떠서  얼굴을  닦았다.  음력  7
              월  말이라  지대가  낮은  가오미  둥베이향은  한창  후덥지근했다.  나는  현  소재지에서  향진으로  가는  버스에서  내릴  적에  땀으     LMS
              로  옷을  흠뻑  적셨고,  목과  얼굴에  누런  먼지를  가득  뒤집어썼다.  목과  얼굴을  다  씻은  뒤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개
                                                                                                     교
              울로  뛰어들고  싶었지만,  돌다리에  이어진  갈색  밭두렁에  저  멀리서  걸어가고  있는  사람이  보여서  이런  생각을  접었다.  몸을    육

              일으켜서  약혼녀가  보내준  손수건  가운데  한  장으로  얼굴과  목을  닦았다.  시간이  이미  점심때가  지났고  해가  약간  서쪽으로     플
              기울어  샛마파람이  불어왔다.  시원하고  부드러운  샛마파람이  매우  편안하게  했고,  수수  끄트머리를  가볍게  흔들면서  사삭사삭        랫
                                                                                                     폼
              소리를  냈다.  다가올수록  커지는  백구가  털을  세우고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었다.  녀석이  다가와서  나는  녀석의  검은  두  발을
                                                                                                       |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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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那条黑爪子白狗走到桥头,停住脚,回头望望土路,又抬起下巴望望我,用那两只浑浊的狗眼。狗眼里的神色遥远荒凉,含有
              一种模糊的暗示,这遥远荒凉的暗示唤起内心深处一种迷蒙的感受。
                그  검은  발의  백구가  다리로  가다가  걸음을  멈추고  대가리를  돌리고  흙길을  바라보았고  다시  턱을  들어  그  흐릿한  개의    LMS
              눈길로  나를  바라보았다.  개의  눈에  어린  표정이  아득하고  처량했는데,  뭔가  암시하는  듯한  뜻을  담았다.  이  아득하고  처량
              한  암시가  내  마음속  깊은  곳에서  아련한  느낌을  불러일으켰다.                                             Education


                  求学离开家乡后,父母亲也搬迁到外省我哥哥处居住,故乡无亲人,我也就不再回来,一晃就是十年,距离不短也不长。暑
              假前,父亲到我任教的学院来看我,说起故乡事,不由感慨系之。他希望我能回去看看,我说工作忙,脱不开身,父亲不以为然地摇                             Platform
              摇头。父亲走了,我心里总觉不安。终于下了决心,割断丝丝缕缕,回来了。
                내가  학업을  위해  고향을  떠난  뒤,  부모님도  다른  성(省)에  사는  내  형님이  있는  곳으로  가서  이사하여  살고  있고,  고향
              에  가족이  없어서  나도  다시  가보지  않은  것이  어느덧  10년이  됐으니  짧지도  않고  길지도  않은  세월을  떠나  있었다.  여름방
              학  전에  아버지가  내가  가르치고  있는  대학으로  나를  보러  와서  고향의  일을  말해주었는데  저도  모르게  감개무량했다.  아버
              지가  한번  가보길  바라셨는데,  내가  일이  바빠서  몸을  뺄  수  없다고  말하니  아버지는  그러려니  하면서  고개를  내저었다.  아
              버지가  떠난  뒤에  내  마음에  늘  걸린  일이었다.  마침내  결심하고  내친김에  다니러  오게  됐다.

                  白狗又回头望褐色的土路,又仰望看我,狗眼依然浑浊。我看着它那两个黑爪子,惊讶地要回忆点什么时,它却缩进鲜红的
              舌头,对着我叫了两声。接着,它蹲在桥头的石桩上,跷起一条后腿,习惯性地撒尿。完事后,竟也沿着我下桥头的路,慢慢地挪下
              来,站在我身边,尾巴耷拉进腿间,伸出舌头,一下一下地舔着水。
                  백구가  다시  대가리를  돌려  갈색의  흙길을  바다보다가  다시  나를  쳐다보았다.  개의  눈은  여전히  흐릿했다.  나는  놈의
              그  검은  발을  보면서  흠칫  놀라  뭔가를  떠올리려고  할  적에  놈이  되레  시뻘건  혀를  움츠리면서  나에게  멍멍  짖었다.  이어서
              놈이  다리의  돌푯말에  대고  뒷다리  한  짝을  쳐들더니  제멋대로  오줌을  갈겼다.  그런  다음에  의외로  나를  따라  다리  아래로
              가는  길로  내려갔고  느릿느릿  걸어서  내  곁에서  멈추더니  꼬리를  다시  사이에  늘어뜨리고  혀를  내밀어서  홀짝홀짝  물을  핥
              았다.

                  它似乎在等人,显出一副喝水并非因为口渴的消闲样子。河水中映出狗脸上那种漠然的表情,水底的游鱼不断从狗脸上穿过。
              狗和鱼都不怕我,我确凿地嗅到狗腥气和鱼腥气,甚至产生一脚踢它进水中抓鱼的恶劣想法。又想还是“狗道”些吧,而这时,狗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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