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48 - 중국현당대소설_배도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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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장  민간과  선봉                     Folk  and  Vanguard



                “샤오구,  정말  나를  몰라보겠어?”  이  말을  마친  뒤에  내가  즉시  자신의  무딘  신경을  책망했다.  그녀의  얼굴에는  벌써  서
              글픈  기색이  돌았다.  땀에  여전히  젖었고,  바짝  마른  머리털이  뺨  가장자리에  달라붙었다.  까무잡잡한  얼굴에서  희끄무레한
              빛이  번졌다.  왼눈에서  반짝이는  물빛이  맺혔다.  오른쪽에는  눈동자가  없어  눈물이  없고  깊이  파인  눈자위  안에  검은  눈썹
              한  줄이  되는  대로  심어있었다.  나의  마음이  두근거리며  그  움푹  파인  눈을  차마  볼  수  없어서  일부러  눈길을  돌린  채로  그
              녀의  부드러운  눈썹과  한참  동안  햇빛  아래  있어서  바짝  마른  빛나는  머리털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왼뺨의  살이  눈가의  속눈
              썹과  눈썹을  흔들며  살짝  비틀면서  서글프고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  다른  사람은  그녀를  보고  마음이  흔들리지  않겠지만,  나
              는  그녀를  보면서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수  없었다…….
                                                                                                     중
                                                                                                     국
                  十几年前的那个晚上,我跑到你家对你说:“小姑,打秋千的人都散了,走,我们去打个痛快。”你说:“我打盹呢。”我说:
                                                                                                     현
              “别拿一把啦!寒食节过了八天啦,队里明天就要拆秋千架用木头。今早晨把势对队长嘟哝,嫌把大车绳当秋千绳用,都快磨断                               당
              了。”你打了一个呵欠,说:“那就去吧。”白狗长成一个半大狗了,细筋细骨,比小时候难看。它跟在我们身后,月亮照着它的毛,它                           대
                                                                                                     소
              的毛闪烁银光,秋千架竖在场院边上,两根立木,一根横木,两个铁吊环,两根粗绳,一个木踏板。秋千架,默立在月光下,阴森
                                                                                                     설
              森,像个鬼门关。架后不远是场院沟,沟里生着绵亘不断的刺槐树丛,尖尖又坚硬的刺针上,挑着青灰色的月亮。                                     |

                십몇  년  전  그날  밤에  내가  너의  집으로  가서  너에게  말했어.  “샤오구,  그네  타는  사람이  모두  갔으니까,  가자.  우리  신
              나게  타러  가자.”  네가  말했어.  “나  졸린  데.”  내가  말했어.  “한  말을  책임져야  해!  한식이  여드레  지나서  생산대대에서  내일   Chinese
              그네를  뜯어서  나무를  쓴댔어.  오늘  아침에  목수가  대장한테  큰  수레  줄을  빌려다가  그넷줄로  썼는데  닳아서  끊어지면  어떡
              하냐고  투덜거렸어.”  네가  하품하며  말했어.  “그럼  가자.”  백구는  절반은  큰  개로  자랐고,  근육도  가늘고  뼈도  가늘어져서  어  Modern
              렸을  때보다  훨씬  못나졌어.  놈은  우리  뒤에서  따라오고  달빛이  놈의  털을  비추자  놈의  털이  은빛을  내뿜었었어.  그네는  타
              작마당  가장자리에  있었고,  커다란  나무  기둥  두  개를  세우고  가로로  나무  한  개를  대고  쇠고리  두  개에  굵은  밧줄  두  가닥  and
              과  나무  발판  한  개가  묶여있었어.  그네가  달빛  아래  말없이  서  있는데,  저승문같이  음침했어.  그네  뒤쪽으로  멀지  않은  곳
              은  골짜기이고,  골짜기에  아카시아가  끊임없이  이어진  숲이었고,  뾰족하고  단단한  가시  위에  푸르스름한  달빛이  펼쳐졌어.

                  “我坐着,你荡我。”你说。                                                                      Contermporary
                “내가  앉을게,  네가  밀어줘.”  네가  말했어.

                  “我把你荡到天上去。”                                                                        Novels
                “내가  너를  하늘  끝까지  밀어줄게.”

                  “带上白狗。”
                “백구를  태울래.”

                  “你别想花花点子了。”
                “너  잔꾀  부리지  마.”


                  你把白狗叫过来,你说:“白狗,让你也恣悠恣悠。”
                네가  백구를  부르며  말했어.  “백구야,  너도  훨훨  날아봐.”
         장
         12

         민
         간        你一只手扶住绳子,一只手揽住白狗,它委屈地嘤嘤着。我站在踏板上,用双腿夹住你和狗,一下一下用力,秋千渐渐有了
         과    惯性。我们渐渐升高,月光动荡如水,耳边习习生风,我有点儿头晕。你格格地笑着,白狗呜呜地叫着,终于悠平了横梁。我眼前交
              替出现田野和河流,房屋和坟丘,凉风拂面来,凉风拂面去。我低头看着你的眼睛,问:“小姑,好不好?”
         선
         봉      네가  한  손으로  밧줄을  붙잡고,  한  손으로  백구를  껴안았는데,  놈이  무서운지  끙끙거렸어.  나는  발판에  서서  두  다리  사
              이에  너와  백구를  끼우고  힘을  주니까  그네에  점차  탄력성이  생겼어.  우리는  점차  높이  올라갔지.  달빛이  물처럼  출렁거렸고,
              귓가에  쌩쌩  바람이  불었고  나는  좀  어지러웠어.  너는  깔깔  웃었고,  백구는  끙끙거리며  울었어.  마침내  도리를  놓은  데까지
              올라갔어.  내  눈앞에는  들판과  강물,  집과  무덤들이  나타났고,  차가운  바람이  얼굴로  달려들었다가  얼굴을  스치며  달아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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