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44 - 중국현당대소설_배도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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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장  민간과  선봉                     Folk  and  Vanguard



              起尾巴,抬起脸,冷冷地瞅我一眼,一步步走上桥头去。我看到它把颈上的毛耸了耸,激动不安地向来路跑去。土路两边是大片的穗
              子灰绿的高粱。飘着纯白云朵的小小蓝天,罩着板块相连的原野。我走上桥头,拎起旅行袋,想急急过桥去,这儿离我的村庄还有
              12里路吧,来前没给村里的人们打招呼,早早赶进去,也好让人家方便食宿。正想着,就看到白狗小跑步开路,从路边的高粱地
              里,领出一个背着大捆高粱叶子的人来。
                놈은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이  물을  마시는  것도  목마름을  해소하려는  것이  아닌  듯이  한가로운  모습이었다.  개울물  표면
              에  개의  얼굴에  어린  그런  덤덤한  표정이  비췄다.  강바닥에  헤엄치는  물고기가  끊임없이  개의  얼굴을  뚫고  지나갔다.  개와
              물고기는  모두  나를  무서워하지  않는데,  나는  확실히  개와  물고기의  비린내를  맡았고,  심지어  물고기를  잡으라고  놈을  한  발
              로  냅다  쳐서  물  속에  쳐넣고  싶은  악동  같은  생각이  들었다.  또  ‘개의  길’이겠지  생각했다.  이때  놈이  꼬리를  말면서  대가  중
                                                                                                     국
              리를  쳐들고  차갑게  나를  쓱  노려보고는  한  걸음  한  걸음  다리  위로  올라갔다.  내가  놈이  목덜미의  털을  좀  세우고  흥분하
                                                                                                     현
              고  불안하게  길을  달려가는  걸  보았다.  흙길  양쪽은  커다란  이삭이  푸르뎅뎅한  수수밭이다.  새하얀  구름  덩이가  파란  하늘에    당
              둥둥  떠다니며  조각조각  연결된  들판을  덮었다.  나는  다리로  걸어가서  여행용  가방을  들고  얼른  다리를  건너가려고  했다.  여    대
                                                                                                     소
              기서  우리  마을까지는  아직  12리나  남았다.  내려오기  전에  마을  사람에게  알리지  않았고,  얼른  들어가야  남의  집에서  숙식하
                                                                                                     설
              기도  좋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백구가  길가의  수수밭에서  커다란  수수  잎  묶음을  짊어진  사람에게  길을  안내하듯이  달려가     |

              는  것을  쳐다보았다.                                                                          Chinese
                  我在农村滚了近二十年,自然晓得这高粱叶子是牛马的上等饲料,也知道褪掉晒米时高粱的老叶子,不大影响高粱的产量。
              远远地看着一大捆高粱叶子蹒跚地移过来,心里为之沉重。我很清楚暑天里钻进密不透风的高粱地里打叶子的滋味,汗水遍身胸口                              Modern
              发闷是不必说了,最苦的还是叶子上的细毛与你汗淋淋的皮肤接触。我为自己轻松地叹了一口气。渐渐地看清了驮着高粱叶子弯曲
              着走过来的人。蓝褂子,黑裤子,乌脚杆子黄胶鞋,要不是垂着的发,我是不大可能看出她是个女人的,尽管她一出现就离我很近。                             and
              她的头与地面平行着,脖子探出很长。是为了减轻肩头的痛苦吧?她用一只手按着搭在肩头的背棍的下头,另一只手从颈后绕过
              去,把着背棍的上头。阳光照着她的颈子上和头皮上亮晶晶的汗水。高粱叶子葱绿、新鲜。她一步步挪着,终于上了桥。桥的宽度跟她
              背上的草捆差不多,我退到白狗适才停下记号的桥头石旁站定,看着它和她过桥。                                                   Contermporary
                나는  농촌에서  거의  스무  해를  살아서  이런  수수  이파리는  소와  말의  고급  사료가  된다는  걸  자연스레  알고  알갱이를  말
              릴  적에  수수의  오랜  이파리를  벗겨내도  수수의  생산량에  그다지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것도  알았다.  멀리서  커다란  수수
              잎  묶음을  짊어지고  다가오는  사람을  보며  마음이  무거웠다.  나는  여름에  바람이  통하지  않는  수수밭에  들어가서  잎을  따는
              맛을  안다.  온몸이  땀으로  젖어  가슴이  답답한  것은  말할  것이  없고,  이파리  위의  가는  털과  여러분의  땀에  흠뻑  젖은  살갗  Novels
              이  스칠  때가  역시  가장  괴롭다.  나는  스스로  다행이라는  생각에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수수  이파리를  짊어져서  허리를
              굽히고  걸어오는  사람을  점차  분명히  볼  수  있게  됐다.  쪽빛  저고리,  검은  치마,  시커먼  장대와  누런  고무신을  신었고,  늘어
              뜨린  머리털이  아니라면  그녀가  내  근처까지  왔다고  해도  나는  그녀가  여자인  줄  알아보지  못했을  것이다.  그녀의  머리와  지
              면은  평행했고  목을  길게  내밀었다.  어깨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서겠지?  그녀는  한  손으로  어깨에  짊어진  지게  다리의  아래
              쪽을  누르면서  다른  손으로는  목  뒤에서  돌려서  지게의  위쪽을  잡았다.  햇빛이  그녀의  목과  머리에서  반짝이는  땀방울  비추
              었다.  수수  이파리는  푸르고  싱싱했다.  그녀가  한  걸음  한  걸음  옮기면서  마침내  다리  위로  올라섰다.  다리의  폭은  그녀가
              등에  짊어진  풀  묶음과  거의  같았다.  나는  금방  전에  백구가  표시해놓은  다리  돌푯말  쪽으로  물러서서  놈과  그녀가  지나갈
              수  있도록  했다.

                  我恍然觉得白狗和她之间有一条看不见的线,白狗紧一步慢一步地颠着,这条线也松松紧紧地牵着。走到我面前时,它又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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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
              着我,用那双遥远的狗眼,狗眼里那种模糊的暗示在一瞬间变得异常清晰,它那两只黑爪子一下子撕破了我心头的迷雾,让我马上
         민
         간    想到她,她的低垂的头从我身边滑过去,短促的喘息声和扑鼻的汗酸永留在我的感觉里。猛地把背上沉重的高粱叶子摔掉,她把身
         과    体缓缓舒展开。那一大捆叶子在她身后,差不多齐着她的胸乳。我看到叶子捆与她身体接触的地方,明显地凹进去,特别着力的部
              位,是湿漉漉揉烂了的叶子。我知道,她身体上揉烂了高粱叶子的那些部位,现在一定非常舒服;站在漾着清凉水气的桥头上,让
         선
         봉    田野里的风吹拂着,她一定体会到了轻松和满足。轻松、满足,是构成幸福的要素,对此,在逝去的岁月里,我是有体会的。
                나는  난데없이  백구와  그녀  사이에  볼  수  없는  선  한  줄이  있다고  느꼈다.  백구가  빨리  걷거나  느리게  걷을  때  이  선도
              팽팽해졌다가  느슨해졌다.  내  앞을  지나갈  적에  놈은  다시  나를  슬쩍  보았고,  그  종잡을  수  없는  개의  눈으로  개의  눈  속의
              어렴풋한  암시가  한순간  이상하게  또렷해졌고,  놈의  그  검은  발이  내  마음속의  짙은  안개를  단번에  걷어내고  나에게  즉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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