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8 - 중국현당대소설_배도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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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계몽과 고향 Enlightenment and Homeland
又过了九日,是我们启程的日期。闰土早晨便到了,水生没有同来,却只带着一个五岁的女儿管船只。我们终日很忙碌,再没
有谈天的工夫。来客也不少,有送行的,有拿东西的,有送行兼拿东西的。待到傍晚我们上船的时候,这老屋里的所有破旧大小粗细
东西,已经一扫而空了。
그로부터 아흐레가 지나고 드디어 우리가 떠나는 날이 되었다. 룬투는 아침에 왔지만 수이성은 데리고 오지 않고 다섯 살
짜리 딸만 하나 데리고 와서 배를 지키게 했다. 온종일 바쁘다 보니 우리는 그와 이야기할 틈이 없었다. 배웅하러 나온 사
람, 물건을 가지러 온 사람, 배웅할 겸 물건을 가지러 온 사람, 정말이지 그날은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았다. 저녁 무렵이 되
어 우리가 배에 오를 때가 되자 이 옛집을 차지하고 있던 크고 작고 굵고 가는 온갖 물건들이 모두 없어지고 말았다. 중
국
현
我们的船向前走,两岸的青山在黄昏中,都装成了深黛颜色,连着退向船后梢去。 당
宏儿和我靠着船窗,同看外面模糊的风景,他忽然问道:“大伯!我们什么时候回来?” 대
소
“回来?你怎么还没有走就想回来了。”
설
“可是,水生约我到他家玩去咧……”他睁着大的黑眼睛,痴痴的想。 |
우리가 탄 배가 앞으로 나가자 강기슭 양쪽의 푸른 산들은 황혼을 등지고 시커멓게 물들다 배 뒤쪽으로 사라져 갔다.
나와 함께 바깥 경치를 보며 창가에 앉아 있던 훙얼이 갑자기 물었다. “큰아버지! 우린 언제 다시 돌아오나요?” Chinese
“돌아오다니? 넌 어떻게 떠나기도 전에 벌써 돌아올 생각부터 하니?”
“수이성이 자기네 집에 놀러 오라고 했단 말이에요…….” 그는 크고 새까만 눈으로 무슨 생각엔가 깊이 잠겨 있었다. Modern
我和母亲也都有些惘然,于是又提起闰土来。母亲说,那豆腐西施的杨二嫂,自从我家收拾行李以来,本是每日必到的,前天 and
伊在灰堆里,掏出十多个碗碟来,议论之后,便定说是闰土埋着的,他可以在运灰的时候,一齐搬回家里去;杨二嫂发见了这件
事,自己很以为功,便拿了那狗气杀(这是我们这里养鸡的器具,木盘上面有着栅栏,内盛食料,鸡可以伸进颈子去啄,狗却不
能,只能看着气死),飞也似的跑了,亏伊装着这么高底的小脚,竟跑得这样快。 Contermporary
나와 어머니는 마음이 복잡해져서 룬투 이야기를 다시 꺼냈다. 어머니는 이렇게 말했다. 그 두부집 서시, 양 씨네 둘째
아주머니는 우리가 이삿짐을 꾸리기 시작한 날부터 날마다 오다시피 했는데 그저께는 잿더미 속에서 접시와 사발을 십여 개
나 찾아내어 온갖 얘기를 잔뜩 늘어놓다가 이건 룬투가 볏짚 재를 실어갈 때 함께 몰래 가져가려고 파묻은 게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그리고는 이걸 찾아낸 대가로, 닭은 창살 사이로 목을 들이밀어 먹이를 먹을 수 있지만 개는 보면서도 먹지 못하 Novels
게 애를 태우는 기구를 집어 들고는 눈 깜짝할 사이에 달아났다는 것이다. 전족을 한 작은 발로 그렇게 빨리 뛰었다.
老屋离我愈远了;故乡的山水也都渐渐远离了我,但我却并不感到怎样的留恋。我只觉得我四面有看不见的高墙,将我隔成
孤身,使我非常气闷;那西瓜地上的银项圈的小英雄的影像,我本来十分清楚,现在却忽地模糊了,又使我非常的悲哀。
母亲和宏儿都睡着了。
옛집과 고향 산천이 점점 멀어져 갔지만 나는 아무런 미련도 들지 않았다. 나는 사면을 가로막은 높은 담 안에 홀로 갇
혀 있는 것 같아 몹시 답답했다. 수박밭에 은목걸이를 하고 서 있던 어린 영웅의 형상, 그 뚜렷했던 모습이 갑자기 흐릿해졌
다. 그래서 나는 몹시 서글펐다.
어머니와 훙얼은 다 잠이 들었다.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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我躺着,听船底潺潺的水声,知道我在走我的路。我想:我竟与闰土隔绝到这地步了,但我们的后辈还是一气,宏儿不是正
계
몽 在想念水生么。我希望他们不再像我,又大家隔膜起来……然而我又不愿意他们因为要一气,都如我的辛苦展转而生活,也不愿意他
과 们都如闰土的辛苦麻木而生活,也不愿意都如别人的辛苦恣睢而生活。他们应该有新的生活,为我们所未经生活过的。
고 자리에 누워 배 밑바닥을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면서 나는 내가 나의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생각에 잠겼
향 다.
‘나와 룬투 사이는 마침내 이렇게 멀어지고 말았지만, 우리의 후손들은 여전히 한마음으로 이어져 있다. 훙얼은 수이성을
그리워하고 있지 않은가. 나는 희망한다. 그들이 더는 나를 닮지 않기를, 또한 사람들 사이에 장벽이 생기지 않기를……. 그
렇지만 나는 그들이 한마음이 되기 위해 나처럼 괴롭게 떠도는 생활을 하는 것을 원치 않으며, 또 그들이 룬투처럼 괴로우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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