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2 - 중국현당대소설_배도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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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우울과 낭만
Depression and Romance
중국에서 현대소설의 서막을 연 루쉰이 사회 개혁과 정신의 계몽을 외친 작가라면, 당시 시대적 비애와 지식인의 좌절을 예
술화한 작가는 위다푸(郁达夫, 1896-1945)이다. 그의 거의 모든 작품 속 인물은 그 자신의 허약한 신체와 내적 갈등, 시대
적인 압박과 상처 등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타락(沉沦)」(1921)의 재일 유학생 신분(멸시당함)의 신경쇠약(우울증)과
비정상적인 성욕의 배설, 「은회색의 죽음(银灰色的死)」(1921)의 주인공 ‘그(他)’의 뇌일혈과 아내의 각혈(폐병), 「피와 눈물
(血泪)」(1922)의 나(我), 「아득한 밤(茫茫夜)」(1922)의 우츠성(吴迟生)의 폐병, 「가을 버들(秋柳)」(1922)의 위즈푸(于质 중
夫)와 「풍경(风铃)」(1922, 뒤에 「공허(空虚)」)의 위즈푸(于质夫)와 「겨우살이(茑萝行)」(1923) 속의 나(我)와 「봄바람에 국
현
흠뻑 취한 밤(春风沉醉的晚上)」(1924)의 나(我)의 신경쇠약, 「신기루(蜃楼)」(1926)의 천이췬(陈逸群)과 예추신(叶秋心)의 당
폐병, 「과거(过去)」(1927)의 리바이스(李白时)의 폐병, 「늦게 핀 계수나무 꽃(迟桂花)」(1932)의 웡쩌성(翁则生)의 폐병은 대
소
모두 실패자의 우울 색조를 띄고 그의 소설 속에 등장했다. 이는 모두 좌절한 지식인의 내적 갈등이 외면화한 결과로 읽을
설
수 있다. 이들의 욕망이 때때로 비정상적으로 분출되는 것은 병리적인 ‘우울증’에서 비롯됐다. 그 표현은 이기적이고 외설에 |
가까웠는데, ‘낭만’이란 외피를 뒤집어썼다. 위다푸의 병적인 낭만과 우울은 장광츠(蒋光慈, 1901-1931)에 이르러 『리사의
애원(丽莎的哀怨)』(1929)과 『구름을 뚫고 나온 달(冲出云围的月亮)』(1930) 등의 ‘혁명+연애(로맨틱)’이란 열병 속에서 한 Chinese
껏 과장됐다. Modern
and
위다푸 타락(상하이 타락(강계철 옮김, Contermporary
태동도서국, 1939) 한국외국어대학교 Novels
출판부, 1999)
01. 위다푸의 「아득한 밤」
창조 계간 제1권
위다푸 제1호
01) 작가소개
위다푸(郁达夫, 1896-1945)는 저장(浙江) 푸양(富阳) 출신으로, 본명은 위원(郁文)이고, 자(字)는 다푸(达夫)이다. 민
국 2년(民国二年, 1913)에 위다푸는 큰형 위화(郁华, 郁曼陀)를 따라 일본에 유학했다. 1919년 11월에 도쿄 제국대학(东
京帝国大学) 경제학부(经济学部)로 편입해 공부했다. 일설에는 그가 도쿄 제국대학을 수석으로 합격하고 수석으로 졸업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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