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69 - 중국현당대소설_배도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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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현당대소설 인문융합 큐레이터
시 그녀의 손을 흔들며 말했다. “내 말은——내 말은——여기 사람이 있소! 그러지 마시오! 조금 뒤에 우리 전화로 자세히
말합시다. 나에게 당신의 전화번호를 알려주시오.” 추이위안이 대답하지 않았다. 그가 다그치며 물었다. “당신은 아무튼지 나
에게 전화번호를 알려주시오.” 추이위안이 날 듯이 한번 말했다. “75369.”
宗桢道:“七五三六九?”她又不做声了。宗桢嘴里喃喃重复着:“七五三六九,”伸手在上下的口袋里掏摸自来水笔,越忙越摸
不着。翠远皮包里有红铅笔,但是她有意地不拿出来。
쭝전이 말했다. “75360요?” 그녀가 다시 말하지 않았다. 쑹전이 입으로 다시 중얼거렸다. “75369.” 손을 내밀어 위아래
호주머니에서 만년필을 꺼내려고 하나 서둘수록 빨리 나오지 않았다. 추이위안은 가방에 붉은색 연필이 있지만, 그녀는 일부
러 꺼내지 않았다. Wordpress
她的电话号码,他理该记得。记不得,他是不爱她,他们也就用不着往下谈了。 LMS
그녀의 전화번호는 그가 재빨리 외었다. 외우지 못하면 그는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 것이니 그들도 다음에 더 말할 필요가
교
없게 된다. 육
플
封锁开放了。“叮玲玲玲玲玲”摇着铃,每一个“玲”字是冷冷的一点,一点一点连成一条虚线,切断时间与空间。 랫
폼
봉쇄가 풀렸다. “딩링링링링링” 종을 흔들었다. “링”자마다 차갑고 작은 점, 점 한 개 점 한 개가 점선 한 개로 연결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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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 공간을 끊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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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阵欢呼的风刮过这大城市。电车当当当往前开了。宗桢突然站起身来,挤到人丛中,不见了。翠远偏过头去,只做不理会。
他走了。对于她,他等于死了。电车加足了速力前进,黄昏的人行道上,卖臭豆腐干的歇下了担子,一个人捧着文王神卦的匣子,闭
着眼霍霍地摇。一个大个子的金发女人,背上背着大草帽,露出大牙齿来向一个意大利水兵一笑,说了句玩笑话。翠远的眼睛看到了 LMS
他们,他们就活了,只活那么一刹那。车往前当当地跑,他们一个个的死去了。
환호의 바람이 이 대도시에 불었다. 전차가 당당당 앞으로 나아갔다. 쭝전이 난데없이 몸을 일으켜서 사람들 틈을 비집고 Education
들어가서 보이지 않았다. 추이위안이 고개를 비스듬히 빼고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가 가버렸다. 그녀에게 그는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 전차가 속력을 내며 전진했다. 해 질 무렵 횡단보도에는 처우더우푸를 만들어 파는 사람이 짐을 쉬고 있고, 어떤
사람은 문황신괘(周文王神卦) 상자를 들고 눈을 감고 휙휙 흔들고 있다. 어떤 꺽다리 노랑머리 여인이 등에 커다란 밀짚모자 Platform
를 짊어지고 치아를 드러내놓고 이탈리아 해군 병사처럼 웃으며 농담을 했다. 추이위안은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살면 그저 한순간을 살 뿐이다. 전차가 앞으로 당당 달려갔고, 그들 하나하나는 죽어갔다.
翠远烦恼地合上了眼。他如果打电话给她,她一定管不住她自己的声音,对他分外的热烈,因为他是一个死去了又活过来的
人。
추이위안은 걱정스레 눈을 감았다. 그가 그녀에게 전화를 걸면 그녀는 틀림없이 자기 목소리를 억누르지 못하고 그에게
별다르게 친절할 것이다. 그는 죽을 사람이지만 살아가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电车里点上了灯,她一睁眼望见他遥遥坐在他原先的位子上。她震了一震——原来他并没有下车去!她明白他的意思了:封
锁期间的一切,等于没有发生。整个的上海打了个盹,做了个不近情理的梦。
전차 안에 등불이 켜졌다. 그녀가 눈을 뜨고 그가 멀리 앉아 있던 원래 자리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흠칫 놀랐다——원래
그는 전차에서 내리지 않았다! 그녀는 그의 뜻을 알아챘다. 봉쇄 기간의 모든 일은 발생하지 않은 것이나 다름없다. 온 상하
이가 잠깐 존 것이고, 엉뚱한 꿈을 꾼 것이다.
开电车的放声唱道:“可怜啊可怜!一个人啊没钱!可怜啊可……”一个缝穷婆子慌里慌张掠过车头,横穿过马路。开电车
的大喝道:“猪猡!”
전차를 모는 사람이 소리 높여 노래했다. “불쌍타 불쌍해! 돈이 없습니다! 도와주세요…….” 어떤 재봉질하는 가난한 아
낙네가 허둥지둥 전차 앞을 지나 길거리를 가로질러 갔다. 전차를 모는 사람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얼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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