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70 - 중국현당대소설_배도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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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장  사회와  어둠                    Society  and  Darkness





                  吕宗桢到家正赶上吃晚饭。他一面吃一面阅读他女儿的成绩报告单,刚寄来的。他还记得电车上那一回事,可是翠远的脸已
              经有点模糊——那是天生使人忘记的脸。他不记得她说了些什么,可是他自己的话他记得很清楚——温柔地:“你——几岁?”慷慨
              激昂地:“我不能让你牺牲了你的前程!”
                뤼쭝전은  집으로  돌아가서  저녁밥을  먹었다.  그는  밥을  먹으면서  금방  전에  받은  딸의  성적  보고서를  읽었다.  그는  전차
              에서의  그  일을  아직  기억하지만  추이위안의  얼굴은  이미  좀  희미해졌다——태생적으로  잊게  할  얼굴이다.  그는  그녀가  무엇
              을  말했는지  기억하지  못하지만,  그  자신이  한  말은  확실히  기억한다——부드럽게  말했다.  “당신——몇  살이오?”  감격하여
              말했다.  “나는  당신에게  당신의  앞날을  희생하게  하면  안  되오!”                                           중
                                                                                                     국

                                                                                                     현
                  饭后,他接过热手巾,擦着脸,踱到卧室里来,扭开了电灯。一只乌壳虫从房这头爬到房那头,爬了一半,灯一开,它只                              당
              得伏在地板的正中,一动也不动。在装死么?在思想着么?整天爬来爬去,很少有思想的时间罢?然而思想毕竟是痛苦的。宗桢捻灭                             대
                                                                                                     소
              了电灯,手按在机括上,手心汗潮了,浑身一滴滴沁出汗来,像小虫子痒痒地在爬。他又开了灯,乌壳虫不见了,爬回窠里去了。
                                                                                                     설
                밥을  먹은  뒤에  그는  뜨거운  수건을  받아서  얼굴을  닦고  침실로  들어가서  전등을  켰다.  시커먼  껍데기의  벌레  한  마리가   |

              방  저쪽으로  기어가서  한참  동안  기어  다니더니  등불을  켜자  그놈이  방바닥  한복판에  엎드려서  꼼짝도  하지  못했다.  죽은  척
              하지?  생각중인가?  온종일  이리저리  기어  다닌  탓에  생각할  시간이  없었어?  그렇지만  생각은  고통스러운  것이다.  쭝전은        Chinese
              등물을  끄고  손으로  가슴을  눌렀다.  손바닥에  땀이  촉촉했다.  온몸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혔다.  작은  벌레가  근질근질  기어
              가는  것  같았다.  그가  다시  전등을  켰고  제  둥지로  돌아갔는지  벌레는  보이지  않았다.                            Modern

                  (一九四三年八月)                                                                          and
                (1943년  8월)


              03.  장아이링의  「꽃이  지다」                                                                   Contermporary


                01)  창작배경                                                                            Novels

                「꽃이  지다(花凋)」는  단편  러브스토리로  폐결핵에  걸린  한  가엾은  소녀가  사망에  이르는  과정을  묘사했다.  촨창(川嫦)은
              막내딸이고,  부모와  언니들이  모두  그다지  그녀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그녀들은  스스로  자신들을  예쁘게  단장하는데
              입고  남은  것을  촨창에게  주고,  게다가  그녀는  소박하게  단장해야  보기  좋다고  말한다.  그녀들은  모두  ‘여성  결혼원’이  되었
              다.  ‘여성  결혼원’이란  장아이링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  젊은  여성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여자들은  대부분  출근하
              지  않고,  그들의  직업은  집안이  괜찮은  시댁을  찾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떵떵거리는  집안의  자제를  만나서  결혼하는  것을
              일생의  최대  목표로  삼는  것이다.  「경성지련」의  바이류쑤(白流苏)가  그렇고,  「꽃이  지다」의  촨창이  그렇고,  「연환투(连环套)
              의  니시(霓喜)가  그렇고,  「정이  들다(留情)」의  궈펑(敦凤)도  그렇다.  촨창은  아버지에게  돈이  생겨  자신을  대학에  보내주면
              두  해를  잘  보내고  여유  있게  적당한  사람을  찾으리라며  기대했다.  큰언니가  결혼한  뒤에  촨창에게  유학에서  돌아온  의사를
              소개해주었고,  그를  사랑하게  되었으며,  두  사람의  혼담이  오고  갈  적에,  그녀가  난데없이  병에  걸린다.  의사는  처음에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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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    를  알뜰살뜰  보살피며  날마다  그녀를  살펴보고  그녀의  병이  다  나은  뒤에  결혼하려고  한다.  하지만  그녀가  병을  떨치고  일어
              날  가망이  보이지  않자  다른  어떤  간호사를  만나  결혼한다.  하지만  여전히  와서  그녀를  간호한다.  촨창은  그래서  자극을  받
         사
         회    아  병이  위중해지고  심지어  자살하고픈  충동에  휩싸이지만,  자살미수에  그치고  마지막에  우울하게  죽는다.
         와      「꽃이  지다」는  봉건적인  도덕  관념을  지닌  여성의  사랑과  인생을  그렸다.  장아이링은  그처럼  해쓱하고  힘  없는  사랑을  그

         어    렸는데,  완전히  주관적인  색채를  띠지  않으며  이성이  사람을  더욱  처량하게  하고,  싱싱한  꽃  한  송이를  지게  했다.  부패하고
         둠    타락한  가정에서  지고  비바람이  흔드는  시대에서  지는  꽃을  그린  것이다.  독자는  이  소설에서  낭만적인  사랑을  볼  수  없고
              달콤한  순간이  얼마  없다는  것을  알  것이다.  독자는  현실의  잔인함과  인생에  대한  환멸과  허무함을  볼  뿐이다.  장아이링은
              정촨창이란  비극적인  인물,  그녀의  운명을  통해서  인간성의  복잡함과  사회의  부패함을  전해주었다.  인간성은  참으로  복잡한
              것이다.  특히  특정한  역사와  환경에서  생활이  고달플수록  인간성의  이모저모를  볼  수  있다.  인생에  대한  장아이링의  태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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