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2 - 중국현당대소설_배도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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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계몽과 고향 Enlightenment and Homeland
“你休息一两天,去拜望亲戚本家一回,我们便可以走了。”母亲说。
“是的。”
“还有闰土,他每到我家来时,总问起你,很想见你一回面。我已经将你到家的大约日期通知他,他也许就要来了。”
“하루 이틀 쉬면서 친척들을 찾아뵙고 인사를 한 다음에 떠나자꾸나.” 어머니가 말했다.
“예.”
“그리고 룬투 말이다, 그 사람이 우리 집에 올 때마다 너의 안부를 물으면서 널 무척 보고 싶어 하더구나. 그래서 네가
집에 도착할 대략적인 날짜를 알려줬으니 그가 곧 올지도 모른다.”
중
국
这时候,我的脑里忽然闪出一幅神异的图画来:深蓝的天空中挂着一轮金黄的圆月,下面是海边的沙地,都种着一望无际
현
的碧绿的西瓜,其间有一个十一二岁的少年,项带银圈,手捏一柄钢叉,向一匹猹尽力的刺去,那猹却将身一扭,反从他的胯下逃 당
走了。 대
소
이때 나의 머릿속에서 신비로운 그림 한 폭이 문득 떠올랐다. 쪽빛 하늘에 황금빛 둥근 달이 걸려 있고, 그 아래 바닷가
설
모래밭에는 수박이 심어져서 끝없이 초록빛이 펼쳐졌다. 열 한두 살쯤 된 소년이 목에 은목걸이를 하고 수박밭에서 쇠 작살 |
을 들고 오소리 한 마리를 힘껏 찌르는데, 오소리가 홱 돌아서서 소년의 가랑이 사이로 달아났다. Chinese
这少年便是闰土。我认识他时,也不过十多岁,离现在将有三十年了;那时我的父亲还在世,家景也好,我正是一个少爷。那
一年,我家是一件大祭祀的值年。这祭祀,说是三十多年才能轮到一回,所以很郑重;正月里供祖像,供品很多,祭器很讲究,拜的 Modern
人也很多,祭器也很要防偷去。我家只有一个忙月(我们这里给人做工的分三种:整年给一定人家做工的叫长工;按日给人做工的叫
短工;自己也种地,只在过年过节以及收租时候来给一定人家做工的称忙月),忙不过来,他便对父亲说,可以叫他的儿子闰土来 and
管祭器的。
이 소년이 바로 룬투이다. 내가 그를 알게 된 것이 겨우 십여 세 때였으니 지금으로부터 삼십 년 전 일이다. 그때에는 나
의 아버지도 아직 살아 계셨고, 집안 형편도 좋았으므로 나는 귀한 도련님이었다. 그 해는 우리 집에서 큰 제사를 지내는 해 Contermporary
였다. 삼십여 년 만에 한 번 돌아오는 제사였기 때문에 아주 정중하게 지내야 했다. 정월에는 조상의 영정을 모시고 제사를
지냈는데, 제물도 많이 차리고 제사에 쓸 그릇도 좋은 것으로 잘 갖추어야 했다. 그리고 제사를 보러 오는 사람도 많았기 때
문에 제기를 도둑맞지 않도록 잘 지켜야 했다. 그때 우리 집에는 명절머슴이 한 사람뿐이었으므로 (우리 고장에서는 일꾼을
세 가지로 나누었다. 한 집에서 일 년 내내 일하는 사람을 ‘고용머슴’이라 했고, 날짜를 정해놓고 며칠 동안 와서 일해 주는 Novels
사람을 ‘계약머슴’, 자기 농사를 지으면서 명절이나 소작료를 거두어들일 때 잠깐 와서 일손을 돕는 사람을 ‘명절머슴’이라
했다) 일손이 부족했다. 그 명절머슴은 자기 아들 룬투를 불러서 제기들을 지키게 하자고 아버지에게 말했다.
我的父亲允许了;我也很高兴,因为我早听到闰土这名字,而且知道他和我仿佛年纪,闰月生的,五行缺土,所以他的父亲
叫他闰土。他是能装弶捉小鸟雀的。
아버지는 그렇게 하라고 하셨고, 나는 무척 기뻤다. 나는 룬투라는 이름을 이미 듣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그가 나와
비슷한 나이이고, 윤달 출생이며 오행에서 토(土)가 빠졌기 때문에 그의 아버지가 룬투라고 작명했고, 그가 덫을 놓아 새를
잘 잡는다는 것까지도 이미 알고 있었다.
장 我于是日日盼望新年,新年到,闰土也就到了。好容易到了年末,有一日,母亲告诉我,闰土来了,我便飞跑的去看。他正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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厨房里,紫色的圆脸,头戴一顶小毡帽,颈上套一个明晃晃的银项圈,这可见他的父亲十分爱他,怕他死去,所以在神佛面前许下
계
몽 愿心,用圈子将他套住了。他见人很怕羞,只是不怕我,没有旁人的时候,便和我说话,于是不到半日,我们便熟识了。
과 그래서 나는 설날이 어서 오기만을 기다렸다. 설이 되면 룬투도 오기 때문이다. 마침내 연말이 되어갈 무렵, 하루는 어머
고 니는 나에게 룬투가 왔다고 알려 주셨고, 나는 얼른 나는 듯이 달려나가 보았다. 그는 마침 부엌에 있었다. 붉은빛이 감도는
향 둥근 얼굴에 머리에는 작은 털모자를 쓰고 목에는 반짝거리는 은목걸이를 하고 있었는데, 이 은목걸이만 보더라도 그의 아버
지가 그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 수 있었다. 아버지는 아들이 죽을까 봐 두려워서 부처님께 불공을 드리고 이 목걸이로 아들
을 붙들어 매둔 것이었다. 룬투는 낯을 많이 가렸지만, 나에게만은 수줍어하지 않았으며, 옆에 사람이 없으면 나에게 말을
걸기도 했다. 우리는 반나절도 안 가서 아주 친한 사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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