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62 - 중국현당대소설_배도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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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장  심근과  전통              Search-For-Roots  and  Tradition



                나는  더  탓할  수  없어서  다른  닭을  쫓으러  갔다.
                뜻밖에,  다음날  오전에  닭들이  또  풀씨  밭에  나타났고,  그야말로  슬며시  도둑질하는  도둑  떼거리  같았고,  그  가운데  그
              누런  암탉  네  마리가  있었다.  나는  단풍나무  아래  그  흙벽돌집으로  쳐들어가며  소리쳤다.
                “여보시오!  닭이  또  밭에  나왔소!――“
                또  대답하는  사람이  없었다.
                “나오지  않으면  이  닭들을……”  나는  다시  으름장을  놓았다.
                “아이고야!”  그다지  예쁘지  않은  그  아낙네가  다시  달려  나왔다.  얼굴이  붉은  비단같이  붉어졌고,  눈  속에  예전대로
              당황함과  비겁함을  드러내고,  손발을  예전대로  허둥대며,  입으로  예전대로  자신과  하이야쯔를  욕하면서,  “……우라질  놈,          중
                                                                                                     국
              닭을  잘  보라고  했더니,  그  놈  또  말  안  듣고……  워――이!  아빠만  돌아와만  봐라……  워――이!  ……”  한편으로  몰면서,
                                                                                                     현
              한편으로  비겁하게  고개를  돌려  두  눈으로  힐끗힐끗  나를  곁눈질하였다.                                         당
                이  여인은  누구인가?  내가  생산대대로  돌아온  시간이  짧고,  게다가  이러저러한  회의를  열었으므로  실제로  생산대대에서         대
                                                                                                     소
              머문  시간이  절대로  길지는  않았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아직도  알지  못했다.  그러나  나는  애써  떠올려서  그  아낙네에
                                                                                                     설
              관한  최초의  인상을  기억한  셈이다.  그녀는  두  차례  부녀회에  참가한  적이  있고,  일하러  가다가  몇  번  그녀와  마주친  적이   |

              있다는  것을  기억했다.  그녀는  일하러  가고  회의에  참석할  때마다  앞에서  걸어갔지만  젊은  부녀자의  활발함이  없었을
              뿐이다.  회의  중에는  발언하지  않고  담소도  하지  않고  구석에  앉아서  신발창을  만들고.  그렇지  않으면  화로  위에  주전자를     Chinese
              걸고  물을  끓였고,  그녀는  남이  부탁할  필요  없이  자발적으로  모두에게  차를  따라주었다.  여러분이  차를  받을  적에  그녀는
              언제나  엷은  미소를  지으며,  그것으로  인사한  셈이  되고,  보아하니  제법  선량하고  부지런했다.  그러나  다른  방면에서는         Modern
              그다지  적극적이지  못했고,  때로는  의외로  생산대대가  그녀  집의  물레  위에  붙인  봉쇄  딱지를  떼어내고  실  두  근을  짤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지만,   나는   당연히   동의하지   않았다.   또   몇   번인가,   그녀는   비림비공(批林批孔,          and
              1971年九一三事件之后,专案组在林彪住处查到一些肯定孔子、孟子的材料,并报给毛泽东。此后,毛泽东在若干场合提出了批孔
              的问题,以此论证林彪集团的实质是极右。而真正开展“批林批孔”运动,是从1974年1月开始的。)의  자아  비판서를  내지  않았고,
              교육을  받지  못했고,  게다가  지금  남편이  집에  없어서  집안일이  많고  시어머니를  모셔야  하고  돼지를  키워야  한다……         Contermporary
              따위로  둘러댔는데,  그녀의  이름이  무엇인지,  나는  한동안  아무리  해도  기억나지  않았다.
                이날  저녁에,  정치  야간학교에서  수업이  있었다.  사람들이  채  다  오지  않았을  때,  나는  부녀대장에게  그녀에  관해
              물어보았다.
                “그녀는  웨란이고요,  남편은  우창순(吴长顺)이에요,  두  사람은  너무  사이가  좋아요.”  부녀대장은  아기에게  젖을  물리면서       Novels
              대답했다.
                “오늘  저녁에  이론을  배우는데,  그녀는  어째  안  왔죠?”
                “휴가  냈어요.  그녀는  종종  머리가  어지러워요.  또  산후병이  있고,  작년에  또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을  했어요,  너무
              가엾어요!”
                나는  이  웨란에  대해  그다지  주의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후  며칠  동안,  밭에  나온  닭과  오리  가운데  언제나  그녀  집의  그
              누런  암탉  네  마리가  꼭  섞여  있었다.  이번에  나는  정말  화가  났다.  나는  단정했다.  닭은  분명히  그녀가  일부러  밭에  내놓은
              것이고,  그녀의  그런  말은  순전히  나  같은  도시  사람을  속이려는  짓이다!  나는  그녀를  따끔하게  처벌하리라고  결심하였고,
              그리하여  기회를  잡아서  돌을  집어  닭한테  던졌다.  닭이  비명을  지르며  날개를  푸드덕거리며  날아갔다.  나는  계속
              쫓아갔지만,  그러나  모든  것이  헛수고였다.  돌멩이를  던질  때마다  적중하지  않았고,  돌멩이  열  몇  개  가운데  몇  개가  겨우
              닭털  몇  가닥을  하늘하늘  날릴  정도로  적중했을  뿐이다.  나는  눈이  빨개지도록  쫓아갔고  발을  헛짚어서  얼음이  언  논에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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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끄러져  넘어졌다.  고무신이  진흙탕에  빠졌고  빼려고  해도  뺄  수  없었으며  진흙이  얼굴과  몸  전체에  튀었다.  소를  치던
         심
         근    아이들  몇  명이  그런  내  꼴을  보고  손뼉을  치며  깔깔  웃었다.  “소가  언덕에서  미끄러졌다!  쇠고기를  먹겠다!  ……”
         과      이것이  나를  더욱  화가  나게  하고  더욱  낙담하게  했다.  제기랄!  어떻게  하지?  나는  온  얼굴에  땀을  뻘뻘  흘리며  급히
              공작대의  다른  동료에게  찾아가  처리할  방법을  가르쳐주길  청했다.  양(杨)씨란  말라깽이  부대장은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전
         통    껄껄  웃었다.  “자네  정말  책벌레구만!  농약을  뿌리면  깨끗한  거  몰라?  농민을  다룰  때,  첫째는  놀라게  한다,  둘째,  난폭하게
              대한다,  좋게  좋게는  자본주의도  못  쓰러뜨려…….”
                나는  돌아오는  길에  원로대장  우류(吴六)를  찾아갔다.
                류  아저씨는  나이는  쉰  몇  살쯤  되었고,  농사  경험이  풍부하지만,  좀  젊은이의  활발한  힘이  부족하고  말하기  좋아하고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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