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89 - 중국현당대소설_배도임교수
P. 589
중국현당대소설 인문융합 큐레이터
세상 이치를 불 보듯이 뻔히 아는 인물들도 결코 이 집 속사정을 미주알고주알 알 수 없다. 양춘과 챠오챠오는 모두 스
물을 훨씬 넘긴 어른들이다. 사내가 어른이 되면 장가를 들어야 하고 계집은 나이가 차면 시집가는 게 당연한 세상 이치다.
하지만 구이 목수는 딸이 나이가 차도 시집을 보내지 않았으니, 하여간 그게 이상하긴 이상했다. 구이 목수의 솜씨는 으뜸이
기는 하지만 그런 내놓으라는 솜씨는 일개 부녀자의 도만 못하다.
老桂木匠之所以是老桂木匠,凡是自有他自己的打算。
구이 목수를 구이 목수라고 부르는 까닭도 그 자신의 계산이 그러하기 때문이다.
这方圆百十里的古木青山中,你一遇上老桂木匠就知道是他。竹背兜装满了木匠行头,手里捏着把五尺杠杠(懂行的人都知 Wordpress
道,那把五尺是木匠里面的最高级别——掌墨师的标志,像将军的肩章一样),背上五六十斤走长路腰不弯,腿不颤,比年轻人还
经熬。他那张青岩板一般的脸从来不露颜色,满脸和上唇都刮得溜光,只有下巴上留出半尺来长的胡子,逢人像个不会开口的哑菩 LMS
萨,他能跟你坐上一顿饭工夫不说一句话,开口说出话来也像用他那木匠尺量过的一样,不长不短,不高不低,不近不远,而且总
교
离不开那本鲁班经。因此,山里的老班辈人爱对那些麻布口袋里装钉子——个个想出头的不轨的年轻人说:“打发你到老桂木匠那 육
儿学两年徒弟去!” 플
이 일대 백여 리 안에, 오래된 나무로 울창한 산속에서 여러분이 늙은 목수를 만나면 물어보나 마나 그가 구이 목수라는 랫
폼
것을 알 것이다. 목수장이 도구를 가득 담은 대나무 지게를 짊어졌고, 손에는 다섯 자짜리 막대기를 짚었다. 목수 일에 대해
|
아는 사람이라면 그 다섯 자짜리 막대기가 목수들 사이에서 가장 높은 등급이라는 것을 알 것이다. 먹줄을 쥔 스승의 상징이
고 그야말로 장군의 견장과 같다는 것을 말이다. 게다가 그는 등에 5, 60근을 짊어지기 아무리 멀리 간다고 해도 허리를 굽 Wordpress
히지 않았고 다리를 휘청거리지도 떨지도 않았다. 젊은이들보다 훨씬 쉽게 견딜 수 있었다. 그의 푸른 바윗덩이 같은 얼굴은
한시도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 온 얼굴과 입술 위에 솜털까지도 반들반들 밀어 버렸고, 아래턱에 수염은 반 자 길이 정도
로 남겨두었다. 그가 여러분을 만나면 말을 할 수 없는 벙어리 보살처럼 여러분과 밥 한 끼 먹을 시간을 내서 말을 할 수 LMS
없을 것이다. 혹시 말을 한다고 해도 목수 자신의 잣대로 재본 것처럼 길지도 짧지도 않고 높지도 낮지도 않고 가깝지도 멀
지도 않을 것이다. 게다가 그 노반의 경전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산골짜기에 사는 나이 든 노인네들 Education
은 마대에 가득 담긴 못처럼 제멋대로 법도를 벗어나고 싶어 하는 젊은이들한테 툭하면 이렇게 말하곤 했다. “저기 구이 목
수한테 가서 한 2, 3년 조수 노릇을 하며 좀 배워라!”
老桂木匠靠着祖传的手艺,成了个半神半仙的人物。父亲、祖父、曾祖父、曾祖父的曾祖父,一个墨斗一 Platform
把尺,不知从哪一代传下来,传到老桂木匠手里,他靠这两样行头当了掌墨师。在这一行里从尧舜到宣
统,哪一个皇帝老子也不在话下,上有鲁班,下有老桂木匠的祖宗八代,今有老桂木匠。你说秦始皇筑长
城,隋炀帝修运河,他说你糊日他。老桂木匠说起他祖宗修的转角楼,晚上你睡着了,梦到哪里,那楼转
到哪里,说得像他见过的一样。听的人也有些相信,那话有假,他老桂木匠那祖传的手艺还有假?这古木河
两山两界方圆百十里,哪家盖房造屋不请他老桂木匠?
구이 목수는 대대손손 전해져오는 솜씨를 갖고 절반은 신선이 된 인물이다. 아버지, 할아버지, 할
전각루
아버지의 아버지,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아버지……가 얼마나 오랜 세대에게
먹줄과 자를 전해주었는지 모르지만 하여간 구이 목수의 손에까지 전해졌다. 그는 이 도구 두 가지를
갖고 일대에서 소문난 기술자가 되었다. 더구나 이 업계는 상고시대 요임금과 순임금 때부터 청나라 선통(爱新觉罗·溥仪
(1906-1967)가 사용한 연호, 1909-1912) 마지막 황제 때까지 한시도, 어느 황제시기에도 일을 멈추지 않았다. 위로는
노반이 있고, 아래로는 구이 목수의 8대 조상이 있었기에 오늘의 구이 목수가 있는 것이다. 여러분이 진시황(기원전 259-기
원전 210, 재위 기원전 247-기원전 210)이 만리장성을 쌓기 시작했고, 수나라 양제(569-618, 재위 604-618)가 운하를
놓기 시작했다고 말하면, 구이 목수는 헛소리 집어치우라고 말하면서 자신의 조상이 쌓은 전각루(투자 사람의 전통 건축양식
의 하나)에 대해 말할 것이다. 저녁에 여러분이 잠들어 보시라. 꿈에 어디를 가든지 그가 말한 것처럼 그놈의 전각루투성이
일 것이다. 그의 말을 듣는 사람이야 믿기는 할 것이다. 그 말에 살짝 허풍이 섞였다고 치자. 그러나 구이 목수의 대대손손
전해져오는 솜씨에 거짓이 있을 수 있나? 이 구무허 양쪽 산골짜기 방원 백여 리 안에, 집을 짓고 수리하는 데 구이 목수를
불러 짓지 않은 집이 있나?
5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