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5 - 중국현당대소설_배도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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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현당대소설 인문융합 큐레이터
은 새파랗고 파도가 솟구치면 연꽃 더미 속에서 사람을 엿보는 수련 같아. 나는 갑판의 오래된 등나무 의자에 앉아서 바닷물
이 출렁이고 솟구치는 것을 보며 속으로 놀람과 두려움의 망연자실한 심정으로 가득 찼어. 인생의 참모습은 대략 이런 것 같
아.
再有三天,就可到神户;一星期后可到东京,到东京住什么地方,现在还没有定,不过你们的信,可寄到早稻田大学我哥哥那
里好了。
더 사흘 지나면 고베에 도착하고 일주일 뒤에 도쿄에 갈 수 있어. 동경에 가면 어디에 묵을지 아직 정하지 못했어. 너희
들의 편지는 와세다대학의 내 오빠에게 부치면 돼. Wordpress
我的失眠症,和心脏病,昨日夜里又有些发作,大约是因为劳碌太过的缘故,今夜风平浪静,当得一好睡!
나의 불면증과 심장병이 어젯밤에 다시 발작했어. 아마 악착같이 고생을 너무 한 까닭인가 봐. 오늘 밤엔 바람이 멎고 파 LMS
도가 잠잠해. 푹 잘 것 같아!
교
육
现在已经黄昏了。海上的黄昏又是一番景象,海水被红日映成紫色,波浪被余辉射成银花,光华灿烂,你若是到了这里,大 플
约又要喜欢得手舞足蹈了!晚饭的铃响了,我吃饭去。再谈! 랫
폼
지금은 벌써 저녁 무렵이야. 바다의 황혼은 풍경이야. 바닷물이 붉은 해에 보랏빛으로 보여. 파도는 은빛 꽃이 되었어.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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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찬란해. 네가 만약 이곳에 오면 아마 덩실덩실 춤을 추며 좋아할 거야! 저녁밥 종이 울렸어. 밥 먹으러 갈게. 또 말하자!
亚侠 九月五日 Wordpress
야샤, 9월 5일 LMS
KY吾友:—— Education
KY 나의 친구에게——
我到东京,不觉已经五天了。此地的人情风俗和祖国相差太远了!他们的饮食,多喜生冷;他们起居,都在席子上,和我们祖国 Platform
从前席地而坐的习惯一样,这是进化呢?还是退化?最可厌的是无论到什么地方,都要脱了鞋子走路;这样赤足的生活,真是不惯!
满街都是吱吱咖咖木屐的声音,震得我头疼,我现在厌烦东京的纷纷搅搅,和北京一样!浮光底下,所盖的形形色色,也和北京一
样!莫非凡是都会的地方都是罪恶荟萃之所吗?真是烦煞人!
나는 도쿄에 도착했어. 저도 모르게 벌써 닷새나 되었어. 이곳의 인정 풍속과 우리나라는 너무 차이가 나! 그들의 음식은
주로 날로 먹고 차가운 것을 먹는 걸 좋아해. 그들은 모두 돗자리 위에서 살아. 우리나라가 예전에 돗자리에 앉아있던 습관
과 같아. 이것은 진화일까? 아니면 퇴화일까? 가장 싫은 것은 어디를 가든지 간에 모두 신발을 벗는 거야. 이런 맨발 생활
은 정말 습관이 안 돼! 온 거리마다 따각따각 나막신 소리가 울려서 나는 머리가 아파. 나는 지금 도쿄의 어지러움이 싫어,
베이징하고 같아! 반사광 아래서 씌운 것의 형형색색도 베이징하고 같아! 무릇 도회지란 곳이 모두 죄악이 모이는 장소일
까? 정말 짜증 나 죽겠어!
昨天下午我到东洋妇女和平会去,——正是她们开常会的时候,我因一个朋友的介绍,得与此会;我未到会以前,我理想中
的会员们,精神的结晶,是纯洁的,是热诚的。及至到会以后,所看见的妇女,是满面脂粉气,贵族化的夫人小姐;她们所说的和
平,是片面的,就和那冒牌的“共产主义者”,只许我共他人之产,不许人共我的产一样。KY!这大约是:人世间必不可免的现象吧?
어제 오후에 나는 일본여성평화회의에 갔어. ——그녀들이 회의할 적에 나는 어떤 친구의 소개를 받아서 이 회의에 참여
한 거야. 내가 회의에 가기 전에 내 이상 속의 회원들은 정신이 빛나고 순결하고 열성적인 사람이었어. 회의에 간 뒤에 본
여성은 온 얼굴에 분을 덕지덕지 바르고 귀족티를 낸 부인과 아가씨였어. 그녀들이 말하는 평화는 단편적이었어. 그런 가짜
공산주의자는 나에게 타인과 공(共)한 산(产)만 허용하고 남은 나와 산을 공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나 다름없어. KY! 이건
사람 세상의 불가피한 현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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