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21 - 중국현당대소설_배도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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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현당대소설 인문융합 큐레이터
스훙의 호각시가 거의 완성될 즈음에 장 선생과 셰후이민의 대화는 끝났다. 장 선생은 책상 위에 늘어놓고 금방 전에 간
부들에게 보여주었던 몇 가지 물건을 한데 모았다. 그것은 장 선생이 파출소에서 가져온 것으로, 쑹바오치가 사건을 저지른
뒤에 수색해낸 물품인데, 싸울 때 사용한 자전거 체인, 해지고 번들번들한 트럼프, 기발한 모양을 한 라이터가 달린 아연 도
금한 담뱃갑과 표지가 벗겨진 소설책 한 권이었다. 어린 간부들은 이런 물건을 보고 모두 콧날을 찡그리며 입가를 비쭉거렸
다. 그때 셰후이민이 한 가지 의견을 제시했다. “단 지부는 내일 수업이 끝난 뒤에 현장 회의를 열고 열성적인 학생들도 참
가시켜 이 물건들을 늘어놓고 호되게 한바탕 비판합시다!” 모두 동의했고 장 선생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이 기
회를 이용해 부패 반대 교육을 한층 더 잘하자.”
没曾想,临到张老师收敛这几件物品时,突然出现了矛盾,还闹得挺僵。 Wordpress
의외로 장 선생이 이런 물건들을 거둘 적에 난데없이 모순이 생겨 분위기가 매우 딱딱해졌다.
别的东西都收进书包了,只剩下那本小说。张老师原来顾不得细翻,这时拿起来一检查,不由得 LMS
교
“啊!”了一声。原来那是本文化大革命以前,中国青年出版社出版的长篇小说『牛虻』。 육
다른 물건은 모두 책가방에 넣었고, 그 소설만이 남았다. 장 선생은 원래 자세히 들추어보지 않았 플
는데, 이때 책을 들어서 언뜻 살펴보다가 저도 모르게 “아!” 하고 외쳤다. 알고 보니 그것은 문화대 랫
폼
혁명 이전에 중국청년출판사에서 출판한 장편소설 『등에(The Gadfly)』(爱尔兰女作家 에델 릴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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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니치(Ethel Lilian Voynich, 1864-1960, 艾捷尔·丽莲·伏尼契)가 1897년에 창작한 장편소설로
이탈리아 혁명당원 亚瑟·博尔顿(등에는 별명)의 일생을 그린 작품이다.(李俍民 번역, 1953년 7월
등에(중국청년출판사, 출간) 등에는 쇠파리를 말하며 소, 말이나 염소에 기생하며 피를 빨아먹는 기생충)였다. Wordpress
1953)
谢惠敏感到张老师神情有点异常,忙把那本书要过来翻看。她以前没听说过、更没看见过这本书。 LMS
她见里头有外国男女谈恋爱的插图,不禁惊叫起来:“唉呀!真黄!明天得狠批这本黄书!”
세후이민은 장 선생의 태도가 약간 이상함을 느끼고 얼른 그 책을 들어 뒤적거리며 보았다. 그 아이는 이전에 이 책에 Education
대해 들은 적도 본 적도 없었다. 그 아이는 책 속에 외국 남녀가 사랑하는 모습을 묘사한 삽화가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다. “어머나! 정말 퇴폐적이야! 내일 이 음란서적을 호되게 비판해야 해!”
张老师皱起眉头,思索着。他回忆起自己中学时代的情况。那时候,团支部曾向班上同学们推荐过这本小说……围坐在篝火 Platform
旁,大伙用青春的热情轮流朗读过它;倚扶着万里长城的城堞,大伙热烈地讨论过“牛虻”这个人物的优缺点……这本英国女作家
伏尼契写成的作品,曾激动过当年的张老师和他的同辈人,他们曾从小说主人公的形象中,汲取过向上的力量……也许,当年对这
本小说的缺点批判不够?也许,当年对小说的精华部分理解得也不够准确、不够深刻?……但,不管怎么说——张老师想到这儿,
忍不住对谢惠敏开口分辩道:“这本『牛虻』可不能说成是黄书……”
장 선생은 눈살을 찌푸리고 생각했다. 그는 자신의 중학 시절을 회상했다. 그때 단 지부가 학급 학생들에게 이 소설을 추
천했고, 학생들은 모닥불 주위에 둘러앉아 모두 청춘의 열정으로 돌아가며 그것을 낭독했었다. 만리장성 성벽에 기대어 모두
뜨겁게 ‘등에’라는 인물의 장단점을 토론하기도 했다. 영국 소설가 보이니치가 쓴 이 작품은 일찍이 장 선생과 그의 또래들
을 크게 감동하게 했다. 그들은 소설 주인공의 형상 속에서 진취적인 힘을 얻곤 했다. 혹시 그때 이 소설의 결점에 대한 비
판이 부족했던 것은 아닐까? 혹시 그때 소설의 정수에 대해 정확하고 철저하게 이해하지 못했던 것이 아닐까? 그러나 어쨌
든……. 장 선생은 여기까지 생각하고는 참지 못하고 셰후이민에게 입을 열어 설명했다. “이 『등에』를 음란서적이라고 할 수
는 없을 거야…….”
谢惠敏的两撇眉毛险些飞出脑门,她瞪圆了双眼望着张老师,激烈地质问说:“怎么?不是黄书?!这号书不是黄书什么
是黄书?”
셰후이민의 두 눈썹이 후다닥 이마로 치켜 올라갔다. 그 아이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장 선생을 바라보며 날카롭게 질
문했다. “왜요? 음란서적이 아니라고요?! 이 책이 음란서적이 아니면 어떤 책이 음란서적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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