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74 - 중국현당대소설_배도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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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장  심근과  전통              Search-For-Roots  and  Tradition



                이레  동안,  이레  밤낮으로  내린  비,  날이  모두  깜깜해졌다.  홍수가  바오산(鲍山)  꼭대기  위에서  우르릉  쾅쾅  쏟아졌
              고,  순식간에  하늘과  땅이  다시  하얘졌다.
                바오산  바닥의  작은  바오씨  마을  사람은  눈으로  산  그쪽이  온통  끝없이  하얗게  안개가  줄줄이  밀려오고  다리를  빼
              서  달아나는  것을  보았다.  이레  동안의  비는  이미  땅속에서  말랑말랑해졌고,  발이  들어가면  장딴지까지  빠져서  걸을  수
              없게  되었다.  그  온통  끝없이  하얀  산을  밀어치우고  바다를  뒤엎을  것  같은  땅이  다가왔고,  담벼락  같고,  담  꼭대기에
              작은  꽃이  튀었다.
                장난감처럼  초가지붕과  흙바닥  집은  기울었고,  뿌리  깊고  잎이  무성한  커다란  나무는  쓰러졌다.
                아이는  울지  않고  엄마들도  외치지  않고  닭이  날지  않고  개도  뛰지  않고  하늘이  검지  않고  땅이  하얗지  않고  소리     중
                                                                                                     국
              가  전부  없어졌다.
                                                                                                     현
                하늘이  없어지고  땅이  없어졌다.  쥐  죽은  듯  고요하다.                                                당
                얼마나  지났는지  모르지만,  눈  깜짝할  사이처럼  그렇게  짧은  것  같은데,  또  한  세기처럼  그렇게  긴  것  같은데,  나무    대
                                                                                                     소
              한  그루가  떠올랐고  하늘과  땅을  갈랐다.  나무는  물  위를  가로질러  떠다니고  뱀  한  마리를  휘감고  있었다.
                                                                                                     설
                                                                                                       |
                또  머리말,  도입부(还是引子)                                                                   Chinese

                작은  바오씨  마을의  조상은  벼슬을  했고,  황제가  그를  파견하여  치수하였고,  9백  9십  9일  동안에,  9천  9백  9십  9
              명이  바오자제방(鲍家垻)을  쌓고,  9만  9천  9백  9십  9  무(亩)의  기름진  땅을  둘러싸고  살며,  오히려  한동안  안락했다.    Modern
              의외로  어느  해,  연달아  77은  49일  동안  비가  내렸고,  큰물이  제방을  삼키고  쏟아져서  웅덩이  하나  가득  물을  댔다.
              그  제방은  너무  튼튼하게  수리했고,  행방조차도  없어졌고  큰  호수가  되었다.                                     and
                3년이  지난  뒤에  호수  바닥이  말랐다.  작은  바오씨  마을의  이  조상은  파면당했다.  그의  지난날의  근면함을  잃었으
              나,  황제가  은혜를  베풀어  죽을죄를  면하였다.  그는  스스로  백성에게  미안하고,  뼈저리게  후회하며,  가슴에  손을  얹고
              반성하고  또  실제로  제방을  건설한  것  이외에  또  무슨  방법이  있었는지  알지  못했고,  어쩔  수  없이  그는  아내와  자녀     Contermporary
              들을  데리고  바오자제방  아래  가장  웅덩이진  곳에  터를  잡고  정착하는  것으로  속죄했다.  그로부터  이곳이  번성하기  시
              작했는데,  몇백  명의  마을이  되었다.
                이곳  웅덩이에  갈대가  왕성하게  자란다.  이쪽에도  온통  저쪽에도  온통  잘못하면  하늘이  까맣게  해가  까맣게  누리가
              날아다닌다.  가장  무서운  것은  물인데,  유일하게  막을  수  있는  것은  제방을  만드는  것이었고,  한  삽  한  삽  흙벽을  쌓아   Novels
              올렸고,  눈을  보기에도  그  제방은  높고도  튼튼하여  심리적으로  의지가  되었다.  오랜  세월이  지나자  그  제방은  많이  넓
              어졌고  세월을  거쳤으며,  후대  사람들은  ‘바오산’이라  불렀고,  바오산을  에워싼  그  커다란  땅을  사람들은  ‘후’(湖,  호
              수)라고  불렀다.  그래서  다른  곳에서  모두  ‘밭(땅)에  나가  일한다’  하고  말하지만,  이곳  땅에서는  ‘호수에  가서  일한다’
              하고  말했다.  산이  높지  않지만,  웅덩이이고,  산은  땅을  바짝  에워쌌다.  그  바오산은  산  안쪽과  산  바깥쪽을  멀리  떨어
              뜨렸다.
                이것은  이미  전설이  되었고,  후대  사람들은  예로부터  들어왔고,  또  예로부터  후후대  사람들에게  말해주었고,  한  세
              대  한  세대  전해졌고,  게다가  많은  지엽적인  이야기들이  생겼다.  예를  들면  이  조상은  우  임금(大禹)의  후손이고,  그리
              하여  바오쟈  전체는  모두  大禹의  후손이다.  또  예를  들면  이  조상이  설령  우  임금의  후손이라  하여도  그러나  우  임금
              의  정신을  얻지는  못했다――아내를  얻은  지  사흘  만에  밖에  나가  치수하였고,  나중에  세  번이나  집  문을  지나가면서
              도  집에  들어가지  않았다.  아내가  아들을  낳았을  때,  우는  문밖에서  아들의  울음소리를  듣고도  문  안으로  들어가지  않
         11
         장
              았다.  하지만  이  조상은  제방을  쌓는  동시에  3남  1녀를  낳았다.  마음이  경건하고  정성스럽지  않았기  때문에,  그  뒤에
         심
         근    그가  그런  고통을  당하게  한  것이다.  자연  이것은  야사(野史)가  되었고,  신뢰성이  부족하니  그저  듣기만  할  뿐이다.
         과
                1
         전
         통
                바오옌산(鲍彦山)  안사람이  침대  위에서  신음하며  해산할  때가  되었다.  대장  집의  커다란  개가  호수(땅을  가리킴)
              안으로  달려가서  바오옌산을  불러왔다.  바오옌산은  두  팔로  뒷짐을  지고  괭이를  끼고,  느긋하게  집  쪽으로  걸어갔다.
              그다지  개의치  않는  것은  일곱  번째  출산이요,  그는  늙은  암탉이  달걀을  낳는  것처럼  대단치  않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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