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78 - 중국현당대소설_배도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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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장  심근과  전통              Search-For-Roots  and  Tradition



                “저는  소설을  쓰려고  해요.”  바오런원이  그에게  대답했다.
                “소설?”
                “책을  쓰는  것  말이에요.”
                “민정국에서  너한테  쓰래?”
                “아니요.”
                “공사(公社)가  너한테  쓰래?”
                “아니요.”
                “그럼  누구한테  써주려는  건데?”                                                                중
                                                                                                     국
                문학의  목적을  물었고,  바오런원은  난처했다.  이것이야말로  역대로  얼마나  많은  대문호가  분명하게  변론할  수  없는
                                                                                                     현
              문제이니,  그처럼  잔챙이  바오런원이  어떻게  대답할  수  있으랴.  그는  할  수  없이  대충  한마디  말했다.  “저  자신이  쓰고    당
              싶은  것이에요!”                                                                             대
                                                                                                     소
                “책을  쓰면  돈을  벌  수  있어?”  원로  혁명가는  안타깝게  물었다.
                                                                                                     설
                “돈은  못  벌어요.  ‘문혁’하면서  원고료도  없어졌어요.”  바오런원은  성질을  참으며  해명했다.                         |

                “그럼  너는  뭘  바라는데?”  ‘문학의  목적’  문제로  다시  돌아갔다.
                바오런원은  더는  대답하지  않고,  그저  약간  미소를  지었고,  좀  서글프게  웃었다.  잠시  멈추었다가  그가  다시  물었        Chinese
              다.
                “큰할아버님,  할아버님은  롄수이(涟水)  전투에  대해  더  말씀해  주실  수  있으세요?”                              Modern
                바오옌룽은  잠깐  침묵하며  주머니  안에서  담뱃대를  꺼냈다.
                “할아버님은  이걸  태우세요.”  바오런원이  담배를  건네주었다.                                               and
                “나는  이것을  피는  데  인이  박혔어.”  바오옌룽은  한사코  담배를  받지  않았고,  그는  문득  자신이  손아랫사람  앞에서
              좀  체면을  잃었다고  느꼈다.
                바오런원은  할  수  없이  자신이  한  개비에  불을  붙여  피웠다.                                           Contermporary
                담배  연기가  기름  등잔을  에워쌌고,  불꽃이  춤을  추면서  사람의  그림자를  벽  위로  내던지며  귀신처럼  마구  꿈틀거
              렸다.
                그림자는  곰팡이가  축축이  낀  벽  위에서  뒤틀리면서  별안간  작아졌다가  별안간  커지면서  온  방  안을  포위했다.  사
              람이  그림자  아래  앉아서  아주  작아졌다.                                                            Novels
                “나는  책을  쓰겠어.”  그는  속으로  생각했다.  그는  현(县)  중학교를  2년  동안  다니면서  소련에  막심  고리키(Але
              ксей  Максимович  Пешков(Максим  Горький,  1868-1936)라고  있는데,  그는  단  하루도
              학교에  가본  적은  없지만,  대작가가  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창업사(创业史)』(1959年柳青创作的长篇小说。)  한
              권을  갖고  있는데,  그  작가는  시골  사람이라고  했다.  그는  『숲의  바다,  눈  덮인  벌판(林海雪原)』(曲波所创作的一部长篇
              小说,1957年出版。)을  갖고  있는데,  그  작가는  군인  출신이고  몇  글자를  알지  못했다고  했다……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무수한  사실이  작가는  어떤  사람도  노력하기만  하면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노력이  천재를  만든다.’  그는  자기
              침대  머리맡에  써놓았다.
                그는  밤낮없이  썼고,  중학교  때  다  쓰지  않은  연습장  위에  썼고,  두툼한  공책  몇  권을  썼다.  그  아버지와  어머니가
              그에게  색시를  얻어주겠다고  말하는  것도  거절했다.  먼저  책을  쓰고  그다음에  집안을  이루겠다.  이것도  그의  좌우명인
              지라  마음속에  새겨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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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
                남들이  그를  ‘원(文)  미치광이’라고  불렀고,  여기에  강조한  몇  가지  뜻이  담겨있다.  첫째는  그의  이름을  런원이라고
         심
         근    부른다.  둘째,  그는  글에  미친  사람이지만  바오빙더(鲍秉德)  사람답지  않게  용맹하고  미친  것을  놀려도  남자  몇  사람
         과    도  그걸  어떻게  할  수  없다.  셋째,  ‘원  미치광이’의  ‘文’  속에  또  ‘문장’의  뜻이  담겨있다.
                남들의  선의의  비웃음에  대해  그는  태연했고,  속으로  그가  수첩  위에  적은  한마디  말을  생각했다.  ‘매는  때로  닭보
         전
         통    다  낮게  날지만,  닭은  영원히  매처럼  높이  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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