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82 - 중국현당대소설_배도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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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장 심근과 전통 Search-For-Roots and Tradition
“사람들이 하는 말을 들으면 그곳이야말로 큰 감옥에 들어간 것 같다고 하던데.”
“의사는 모두 못 달린 몽둥이를 들었어!”
“이건 병이 아니야!”
바오빙더 자신은 더 무엇을 말할 필요가 없게 되었고, 사납게 바오런원을 뚫어지게 바라볼 뿐이었다.
바오런원은 길게 한숨을 내쉬며 몸을 일으켜 가버렸다. 저녁 무렵의 해가 땅 가장자리에 떨어졌고, 그의 그림자를
가늘고 길게 잡아당기며 비스듬히 외롭게 지나갔다.
7 중
국
현
스라이와 그의 큰고모는 각기 침대에서 잠을 잤고, 여름이 되자 그는 돗자리를 들고 나가서 커다란 회화나무 아래 당
서 잠을 잤다. 가을이 되어 찬바람이 불자 밖에서 사람이 잘 수 없게 되었고, 그가 돗자리를 집안으로 들고 들어올 때, 대
소
그의 큰고모는 별안간 스라이가 어엿한 사내로 자랐고 집이 갈수록 좁아진다는 것을 알았다.
설
스라이는 갈수록 외로워졌고, 유일하게 다정할 수 있는 큰고모에 대해, 이때부터 그는 큰고모를 멀리하기 시작했고, |
평범한 사람보다 훨씬 더 심하게 멀리 대하게 되었다. 하루에 세 마디도 하지 않았고, 밥을 먹을 때, 그저 죽을 먹는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밥을 다 먹고 나면, 죽을 먹는 소리도 사라졌고, 그저 짜증이 나고 거북하다고 느낄 뿐이었고, Chinese
일찌감치 침대로 가서 잘 뿐이었다. 밤에 큰고모의 이빨을 가는 소리, 코 고는 소리를 들으면 잠도 곤히 잘 수 없었다.
나중에 그는 큰고모를 보자마자 무서운 것을 본 것처럼 피하고, 게다가 미워하는 것 같았다. 자신도 잘 알 수 없었고, Modern
마음속이 그저 답답하기만 했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큰고모가 그에게 돼지를 팔 일을 의논했다. and
“파세요.” 그는 뱃속에 한가득 불덩이를 품은 것처럼 퉁명스럽게 말했다.
“돼지를 팔면, 천 몇 장을 끊어서 너한테 새 이불을 만들어줘야겠어.” 큰고모가 말했다.
“끊으세요.” Contermporary
“돗자리를 하나 사자.”
“사세요.”
“그 돗자리는 펑다(馮大)네가 필요하다고 말하진 않았지만, 그러나 말 속에 그 뜻은 언제나 급히 쓰려는 뜻이 담겼
어.” Novels
“돌려주세요.” 그는 마치 총알을 먹은 것처럼 화난 표정으로 머리를 파묻었다.
“네가 대장에게 휴가를 내서 장에 한번 가렴.”
“안 돼요.” 그는 한마디로 거절했다.
“왜 안 돼?”
“안 된다면 안 되는 거죠.” 그는 뻣뻣하게 말했다. 자신도 왜 안 되는지 잘 모르고, 일부러 트집을 잡으려 했다.
“네가 안 가면 내가 간다.” 큰고모도 화가 났다. 그녀도 요즈음 왜 이 조카에게 잘 대해줄 수 없게 되었는지 잘 몰
랐다.
큰고모가 온몸에 옷을 갈아입고 손수레 한 대를 빌려 돼지를 묶어서 밀고 갔다. 그녀는 아침 해를 맞이하며 걸어갔
고, 남빛과 하얀 꽃무늬 저고리가 그녀의 건장한 체격과 어깨를 둥글게 감쌌다. 경쾌하게 길을 갔다.
스라이는 눈을 둥그렇게 뜨고 큰고모가 길을 가는 것을 바라보며 속으로 또 아주 후회했다. 온종일 그는 마음이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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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안해서 수시로 머리를 쳐들어 해를 바라보고 다시 큰길 쪽으로 눈길을 주었다. 큰길 위에 손수레 하나가 가고 있었지
심
근 만, 자신의 큰고모가 아니라 붉은 토란 한 수레를 미는 건장한 사내였다.
과 일을 마칠 무렵까지도 그의 큰고모는 돌아오지 않았다. 스라이는 물 한 솥을 끓이고 찐빵을 쪄놓고, 집 대문 앞에
쭈그리고 앉아 큰고모를 기다렸다. 어찌 된 일인지 모르지만, 이때, 그는 큰고모의 갖가지 좋은 점이 생각났다. 그는
전
통 가슴속에 그 알 수 없는 불덩이가 후끈후끈 녹아 물처럼 흘러넘쳐서 온몸 구석구석으로 흘러갔다. 그는 큰고모에게 잘
해 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상현달이 떠올라 푸른 하늘 위에 가늘고 구부러진 갈고리 하나가 커다랗고 밝고 환해졌다.
그의 마음이 느닷없이 불안해졌다. 무슨 일이 난 건 아닐까? 얼마나 된 거야! 그는 온몸을 흠칫 놀라며 벌떡 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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