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84 - 중국현당대소설_배도임교수
P. 484

11장  심근과  전통              Search-For-Roots  and  Tradition



              가  물  길어  오겠습니다.”
                그가  물통을  짊어지고  가려고  하면,  샤오추이가  튀어나와  만류하며  내려놓게  했다.  그는  내려놓지  않고  쏜살같이  달
              려갔고,  샤오추이도  날듯이  쫓아왔다.  이렇게  도망치고  쫓아오며  우물가에  이르렀고,  그는  무엇을  빼앗듯이  물통을  내
              려놓고  물통의  갈고리를  끌러  물속에  띄웠다.  눈이  휘둥그레졌다.
                “봐봐,  뭘  덤벼?”  샤오추이가  그에게  말했다.
                “다  누나가  쫓아와서야.”  원화가  그녀에게  말했다.
                “어떻게  해?”  샤오추이가  말했다.
                “뭐가  어려워!”  원화가  허리를  굽히고  멜대를  내밀어  갈고리를  걸어  끌어당기면  멜대  줄이  흔들거렸다.                 중
                                                                                                     국
                “네가  한다구!”  샤오추이가  입을  삐쭉이며  허리를  굽혀  멜대를  낚아챘다.
                                                                                                     현
                “내가  할  수  있어.”  원화는  손을  놓지  않았다.                                                   당
                “나한테  줘.”                                                                            대
                                                                                                     소
                “안  줘.”
                                                                                                     설
                두  사람이  우물  가장자리에  대고  엎드리고,  물  위에  물통  한  개가  둥둥  떠  있고,  멜대  고리  한  개가  춤을  추었다.   |

              우물  바닥에  두  사람의  그림자를  비추었고,  한  사람은  샤오추이이고,  한  사람은  원화였다.  멜대  갈고리에  물통이  걸렸
              지만,  미처  끌어올리기  전에  도리어  물이  튀어  한바탕  물보라가  일고  나서  다시  잠잠해졌다.  영화를  보는  것처럼  샤오       Chinese
              추이와  원화가  다시  나타났다.
                “네  저  꼴을  봐!”  샤오추이가  원화에게  말했다.                                                    Modern
                “나는  누나도  이상한  못난이가  된  걸  봤어,  추이누나!”  원화가  낄낄거리는  얼굴로  샤오추이에게  말했다.
                “쳇!”  샤오추이가  그를  좀  무시했다.                                                            and
                “왜,  내  말이  틀려?”
                “틀려.”
                “누나가  못난  거?”                                                                        Contermporary
                “그건  틀린  건  아니지.”
                “그럼  또  왜  틀려?”  원화쯔는  답답했다.
                “틀린  건  틀린  거야,  틀렸어!”  샤오추이는  그의  코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  생기발랄한  모습이  다시  좀  돌아왔다.  원
              화쯔는  다시  눈이  휘둥그레져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Novels
                물통을  끌어  올렸고,  물을  가득  길었다.  두  물통을  가운데  놓고  원화는  뒤에서  샤오추이는  앞에  있었다.  원화는  멜
              대를  어깨에  메고  허리를  굽혀  반쯤  쭈그리고  샤오추이가  어깨에  메길  기다렸다.  막  어깨에  메었을  때,  샤오추이가  다
              시  허리를  쫙  펴고  머리를  돌려  물었다.
                “네가  커,  내가  커?”
                “누나는  소띠고,  나는  쥐띠야.”  원화가  즉시  대답했다.
                “그런데  너는  왜  날  누나라고  불러?”
                원화가  어리벙벙해졌다.
                “그러니까  네가  틀린  거야!”  샤오추이가  허리를  쭉  펴고  멜대를  어깨에  메고  잽싸게  가버렸고,  원화를  비틀비틀  끌
              려가게  했다.
                멜대가  춤을  추자,  물이  통  안에서  출렁이고  통  가장자리  위에서  흔들리다가  다시  잠잠해졌다.
         11
         장

         심
         근      9
         과
                라오자는  뒤뚱뒤뚱  걸을  수  있게  되었고,  말도  제법  할  수  있게  되었다.  마침  저녁밥을  먹을  때,  바오  다섯째  할아
         전
         통    버지가  지팡이를  짚고  왔다.  바오옌산이  그에게  인사했다.
                “다섯째  할아버지,  오셔서  식사하세요.”
                라오자가  흉내를  냈다.  “오셔서  칠해”(‘chī’[吃]을  ‘qī’[七]로  말한  것임)
                바오  다섯째  할아버지는  못  들은  척하고  애를  상대하지  않고  문턱  위에  쭈그리고  앉아  개미가  이사하는  것을  보았

                                                                                          481
   479   480   481   482   483   484   485   486   487   488   4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