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85 - 중국현당대소설_배도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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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현당대소설 인문융합 큐레이터
다.
“식사하셨어요?” 바오옌산이 급히 물었다.
“먹었네.” 바오 다섯째 할아버지가 대답했다.
“뭘 드셨어요?”
“부침, 죽, 짠지.”
“밥 짓기 힘드시면 건너오세요. 우리 집은 식구가 많아서 밥을 많이 해요, 입 하나 늘고 주는 것은 보이지도 않아
요.” 바오옌산의 안사람이 말했다.
“내가 할 수 있어.” 바오 다섯째 할아버지가 대답하며, 말없이 땅을 바라보았다. 날이 어두워지자, 개미는 볼 수 없
었고 메뚜기 한 마리가 팔짝팔짝 뛰어 지나갔다. Wordpress
무엇인가 입에 닿았고, 눈여겨보니, 라오자가 언제 앞에 왔고, 고사리손 안에 부침 한 장을 움켜쥐고 뭉쳐서 즉각
그의 입가에 들이밀었다. 그는 라오자를 바라보았고, 라오자의 덕성스러운 온 얼굴이 그를 향해 웃었다. 그의 마음이 LMS
다시 좀 쿵하는지라, 그만 얼굴을 돌려버렸다.
교
달이 떴고, 눈앞이 훨씬 환해졌다. 육
바오 다섯째 할아버지가 고개를 숙였고, 라오자가 마침 자기 발 옆에 앉아 흙을 가지고 놀고 있었다. 드문드문 누런 플
머리카락 아래서 두피가 드러났다. 바오 다섯째 할아버지는 손을 내밀어 그 머리통을 살짝 톡 치면서 속으로 생각했다. 랫
폼
“나는 왜 어디서 꼭 이 귀신을 본 것 같을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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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쪽 외양간 안에서 옛 노래를 부르고 있고, 주이쯔(坠子)가 깽깽 아주 멀리까지 전해졌다.
“오(五) 자를 쓰면 밑 빠진 독같고, 설인귀(薛仁贵, 613-683)가 바다 건너 다시 동쪽을 정벌하러 갔다. Wordpress
동쪽을 정벌하려고 사람과 말을 불러 모았고, 말과 창을 돌려 봉황성(凤凰城)과 싸웠다.
육(六) 자를 쓰면 개(开)가 된 것 같고, 나는 그녀와 결혼했다.
3천 병사와 말을 거느리고, 비로소 나의 주인 당(唐)나라 왕을 구해냈다. LMS
……”
10 Education
1천 리 밖 베이징에서 마침 강산이 누구에게 돌아갈 것인가 하는 투쟁을 하고 있다. Platform
1천 리 밖 상하이에서 행장을 다 갖추고 발사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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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팎의 세 가지 새것인 새 이부자리가 부드럽게 스라이를 감쌌다. 스라이는 이부자리로 들어가서 마음이 켕기도록
편안했고, 좀 실감 나지 않았다. 이리저리 뒤척이며 어떻게 해야 더 편안할지 몰라, 도리어 잠을 곤히 잘 수 없었다.
달빛이 반쯤 가린 창문 구멍 안으로 들어와 큰고모의 침대 위에 떨어졌다. 큰고모는 종이처럼 얇고, 종이처럼 뻣뻣
하게 낡은 솜이불을 덮었다.
큰고모는 자신을 정말 끔찍이 사랑한다고 스라이는 생각했다. 이 세상에서 큰고모처럼 이렇게 끔찍이 자신을 아끼고
사랑해주는 사람을 더는 만날 수 없을 것이다. 마누라도 이렇게 할 수 없을 것이고, 엄마도 이렇게 할 수 없을 것이고,
누이는 더욱 이렇게 할 수 없을 것이다. 스라이는 한평생 엄마가 없었고, 누이가 없었고, 아직 마누라도 없고, 그는 엄
마, 마누라, 누이의 애틋한 사랑이 무슨 맛인지 모르고, 그는 그저 큰고모의 끔찍한 사랑이 하늘 아래서 가장가장 좋
고, 가장가장 훌륭한 것이라고 느낄 뿐이었다.
큰고모가 깔아준 이불이 몸 아래 한 겹 깔려있고, 몸 위에 한 겹 덮였다. 뒤꿈치 쪽을 다시 한쪽으로 접어서 바짝
발을 싸맸다. 발이 따뜻해지자 온몸이 모두 따뜻해졌다. 속담에, 추위는 발바닥에서 온다고 하지 않았던가. 오랫동안
발은 이렇게 따뜻하게 지낸 적이 없었다. 그러나 이 따스함은 또 그 따스함과는 다르다. 스라이는 그 따스한 협곡을
떠올렸다. 그 부드러운 따스함은 아주 특별하게 그의 발을 감싸고 있었다.
달빛이 큰고모의 얼굴 위로 옮겨갔고, 그 얼굴이 요즈음 윤기가 돌기 시작했고, 그저 눈가에 주름이 촘촘해졌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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