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11 - 중국현당대소설_배도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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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현당대소설 인문융합 큐레이터
“괴롭지 않아요?”
“희망이 있으면 괴로움도 두렵지 않아.”
“형은 희망이 있어요?”
“있다고 생각하면 있고, 없다고 생각하면 없지.” 바오런원은 이주 미묘하게 좀 웃었지만, 원화쯔는 전부 깨달았다.
“”어떻게 사느냐는 한평생을 보내는 것이 아니야, 안 그래요? 원 형.“
“스스로 재미있다고 느끼기만 하면.”
“각자 나름대로 사는 법이 있는 것 아니에요, 원 형?”
“남들이 어떻게 사는지 보지 마, 자신만 신경 쓰면 되는 거야.”
“남이 우리가 사는 걸 어떻게 보든지 신경 쓰지 말고, 자신이 사는 것만 신경 쓰면 되요.” Wordpress
그들은 참선하는 것처럼 하룻밤 내내 잡담을 늘어놓을 수 있었고, 매번 바오런원의 그 낡아서 꼴이 말이 아닌 오막
살이에서 나오면서, 원화쯔는 속이 좀 후련해졌다고 생각했다. LMS
어느 날 밤에, 그가 바오런원의 집에서 돌아왔다. 대문을 들어가는데, 갑자기 어두운 곳에서 한 사람이 나타나 그의
교
앞에 서서, 새까만 두 눈이 그를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샤오추이였다! 그는 하마터면 소리를 지를 뻔했고, 샤오추이가 육
한쪽 팔로 그의 입을 틀어막고, 그를 잡아당겨 집 뒤쪽으로 뛰어갔다. 샤오추이의 손이 후끈거렸고, 그는 붙잡고 한사 플
코 놓지 않았다. 랫
폼
두 사람이 언덕을 달려 내려가 수수밭으로 뛰어들었고, 그제야 멈추었다. 샤오추이가 머리를 돌려 원화를 바라보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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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원화도 샤오추이를 바라보았다. 샤오추이의 얼굴은 좀 말랐고, 눈이 더 커져서 새까맣고 깊이를 종잡을 수 없었다.
달빛이 수수 이파리의 그림자를 그녀의 얼굴 위에 내던졌고, 그림자가 흔들리자 그녀의 얼굴이 마치 꿈속처럼 밝아졌 Wordpress
다가 어두워졌다.
“너 어딜 갔었어?” 원화쯔는 그녀의 얼굴을 어루만지고 싶었지만, 감히 그러지 못하고, 도리어 이런 생각 때문에
퉁명스러워졌다. LMS
샤오추이쯔는 대답을 하지 않고, 그저 그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원화쯔는 저도 모르게 두려워졌고, 그녀를 좀 밀쳤다. “너 왜 또 돌아왔어?” Education
“너 때문에 돌아왔어.” 샤오추이쯔가 말하면서, 눈물을 줄줄 흘렸고, 커다란 아주 커다란 눈물방울이 수수 이파리
위에 떨어져서 ‘톡톡’ 소리가 났다.
이번에 원화쯔가 말을 하지 않게 되었다. Platform
“너는 내가 돌아오길 바라지 않았어?” 샤오추이가 슬프게 물었다.
“나는 너를 찾아가고 싶었어.”
샤오추이쯔가 원화쯔의 목을 끌어안았고, 그제야 원화쯔도 그녀를 끌어안았다. 달빛이 살그머니 그들을 보고 있었
고, 잠깐 동안 보고, 조금 옮겨서 다시 잠깐 보고, 다시 조금 옮겨갔다. 이슬이 내렸다. 수수가 마디지기를 하며 ‘삭삭’
나지막이 소리를 내고 가을벌레 한 마리가 ‘귀뚤귀뚤’ 노래했다. 수수 잎이 흔들리고 있고, 그림자가 샤오추이의 몸 위
에서 출렁이고, 또 원화쯔의 몸 위에서도 출렁였다. 이슬은 차갑고 달콤했다.
“추이, 가지 마. 가려면 우리 함께 가자.”
“내가 온 건, 너한테 그 말을 들으러 왔어. 니가 이렇게 말해서, 나는 두렵지 않아.”
“나도 두렵지 않아, 추이.” 원화쯔가 주절주절 말했다.
“나는 너한테 이 말을 들으러 왔어, 원화.” 샤오추이가 주절주절 말했다.
“나는 네가 너무 그리웠어.” 원화쯔는 울었다.
“나는 네가 너무 그리웠어.” 샤오추이가 더욱 애달프게 울었다.
“나는 언제나 네가 와서 나를 욕하고, 나를 때려주길 바랐어.”
“못난이!” 샤오추이가 눈물을 거두고 웃었다. 좀 웃다가 다시 울었다.
두 사람은 가만히 웃으며 다시 가만히 울었다. 달빛이 살그머니 그들을 바라보았고, 수수 잎이 살그머니 그들을 툭
툭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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