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15 - 중국현당대소설_배도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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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현당대소설 인문융합 큐레이터
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야? 아무 일도 없었어, 아무 일도 없었어. 그는 자신에게 대답했다.
그는 걸을수록 가뿐해졌고, 저도 모르게 둘째 작은어머니를 앞질러 걸어갔다.
해가 땅을 비추고 있고, 바람이 커다란 버드나무를 흔들고, 버드나무 이파리가 이리저리 흔들렸고, 참새 한 마리가
지저귀고 있었다. 황아 북이 ‘둥둥, 둥둥’ 소리를 냈다. 그는 걸으면서 머리를 돌려 둘째 작은어머니가 눈물을 훔치는
것을 보고, 그는 다시 멍청해졌다.
“당신, 지금 뭐 하는 거예요?”
“흥! 양심도 없는 사람!” 둘째 작은어머니가 흐느끼며 욕했다.
“나는 나갔다가도 금방 집에 가요.”
“내가 당신을 안 찾으면, 당신이 집에 와요?” Wordpress
“안 찾아도 집에 가요.”
“거짓말해요.” LMS
“만약 거짓말이면 하늘이 날벼락 칠 거요!” 스라이는 맹세했다. 그는 둘째 작은어머니의 눈물에 젖은 눈을 보며 코
교
까지 시큰해졌다. 육
두 식구가 함께 마을로 돌아왔을 때는 날이 이미 한낮이었다. 둘째 작은어머니는 자물쇠를 열면서 스라이에게 호령 플
했다. “밥해요!” 랫
폼
스라이가 채 솥 앞에 앉기도 전에 그녀가 또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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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항아리가 밑이 보여요, 아직 물 길러 안 갔어요, 그렇게 눈치가 없어요.”
그리하여, 스라이는 다시 일어나서 물 길러 갔다. Word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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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오빙더는 자신이 왜 이렇게 말을 많이 할 수 있는지 몰랐다. 날이 어두웠고, 그는 머리를 베개에 붙이고 새색시에
게 이러쿵저러쿵 끝도 없이 말했다. 그는 그녀에게 작은 바오씨 마을의 내력을 말해주었다. 바오 집안의 조상은 벼슬을 Education
한 적이 있다. 지금 가난한 것만 보지 마라, 바탕이 있다. 그는 그녀에게 자기 집안의 그런 이러저러한 일을 알려주었
다. 자신의 과거의 그 여인은, 그 여인이 어떻게 미쳤고, 또 어떻게 목을 맸지만 죽지 않았고, 나중에 큰물이 났을 때,
또 어떻게 아래로 나자빠져서 익사했는지, 지금은 머리카락조차도 찾을 수 없다. Platform
색시는 언제나 조용히 들었고, 어둠 속에서 그녀 얼굴의 곰보자국을 볼 수 없었고, 아무것도 볼 수 없었고, 그저 그
녀의 얼굴이 그의 얼굴에 바짝 붙어 있고, 눈을 껌뻑이고 있고, 한참 만에 조금 깜빡거리고, 한참 만에 조금 깜빡거리
는 것만 느꼈다. 그는, 그녀가 깨어있다는 것을 알았다. 자신이 하는 말을 듣는 중이다!
바오빙더는 자신이 원래 많이 말하기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다. 그는 때때로 계속 며칠 동안 한마디도 하지
않을 때도 있었는데, 말문이 한번 터지자 자신도 깜짝 놀랐다. 지금 이렇게 끝도 없이 말하면서 자신조차도 귀찮을 정
도라고 여기게 되었다. 그러나 그렇게 많은 세월 동안 할 말을 전부 뱃속에 억누르고 있지 않았던가. 이상하게 사람이
말을 하자마자 활기가 생긴 것 같았다. 그는 활기가 생긴 것 같았다. 그 세월을 돌이켜보니, 모두 자신이 무슨 힘으로
살았는지 알 수 없었다. 그는 바로 자신이 너무 많이 말했다고 느끼고, 사람이 짜증스러워할까 봐 걱정되었다.
그녀의 얼굴이 그의 얼굴에 붙어서, 한참 만에 한 번 깜빡거렸고, 한참 만에 또 한 번 깜빡거렸다. 그녀는 깨어있었
고, 그가 하는 말을 듣고 있었다.
그녀의 뱃속에 이미 아기가 생겼고, 왜 그런지 모르지만, 그가 그녀의 뱃속에 엎드려 들을 필요 없이, 분명히 활기
차게 팔딱거리는 아기라는 것도 알았다. 그는 이렇게 단정했다. 그는 이 여편네는 바로 전적으로 자신에게 아이를 낳아
주기 위해 사는 것이고, 영락없는 여편네이자 안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여편네를 부둥켜안고 자고, 편안히 잘 수
있었고, 참으로 늘어지게 잘 수 있었다.
그러나 때로 그는 걸상에 앉아 발을 발대야 안에 담그고 담배를 피우면서 그녀가 바쁘게 일하는 것을 보았다. 보고
또 보면서 자신도 모르게 날씬한 뒷모습을 볼 수 있었고, 커다랗게 땋은 머리가 등 위에서 뱀처럼 흔들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의 마음이 칼로 도려내는 것처럼 아팠다. 그는 그 미친 아내가 일부러 물에 뛰어든 것이고 이 여자에게
길을 내주고, 자신에게 길을 내준 것이라고 느꼈다. 에잇, 그녀의 시신을 찾아서 땅에 묻고, 때때로도 가보고 흙을 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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