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16 - 중국현당대소설_배도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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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장  심근과  전통              Search-For-Roots  and  Tradition



              어주고  풀을  뽑아주면,  마음속의  괴로움도  좀  덜  수  있으련만.  그러나  그녀는  어디  가서  꼭꼭  숨었는지,  머리카락조차
              도  찾을  수  없고,  흙조차도  그에게  덮어주지  못하게  하고,  땅  한  뼘조차도  그에게  차지하지  못하게  하고,  괴로워할  기
              회조차도  그에게  남기지  않았다.  그를  팽개치고  놓고  간  것이고,  그에게  그녀를  놓아주고  가게  한  것이기도  하다.
                바오빙더는  속으로  시큰시큰  괴로웠다.  그러나  날이  어두워지고  그  여편네를  부둥켜안으면  말을  또  주절주절  말하게
              되었다.  귀뿌리에  희미하게  집  뒤  수수밭에서  누군가  노래를  부르는  것  같았고,  소리가  가늘고  바람이  부는  것  같았다.
              다시  귀  기울여  들으니  다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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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
                                                                                                     현
                바오런원은  며칠  밤을  새우고,  라오자에  관한  르포  한  편을  완성했다.  이번에  그는  맘먹고  4,  5,  6,  7부를  연달아   당
              베꼈고,  통지를  보내는  것처럼  여러  곳에  보냈다.  성(省)에,  지역에,  현  문화관에.  간행물,  신문사.  청년신문,  소년신      대
                                                                                                     소
              문……
                                                                                                     설
                추수했고,  식량이  집에  들어와서  제법  쌓아두게  되었다.  설을  쇠자,  바오빙더의  안사람의  배가  남산만  하게  불러  곧       |

              해산할  때가  되었다.
                마을  앞뒤에서  연달아  폭죽을  터뜨렸고,  집을  짓고  마룻대[도리]를  올렸다!                                    Chinese
                이날,  큰길에서  지프차  한  대가  왔다.  마을에  들어서자마자  바오런원의  집이  어디에  있는지  물었고,  그런  다음에  곧
              장  그리로  찾아갔다.                                                                          Modern
                바오런원은  마침  밭에서  일하고  있었고,  지프차가  멀리서  오는  것을  보았다.  차가  멈추었고,  두  사람이  내려서  그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는데,  금방  머리를  내민  보리  싹을  밟으며  그가  서  있는  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그는  허리를  쭉      and
              펴고  손차양을  하고  바라보면서,  속으로  ‘쿵쿵’  뛰기  시작했다.  그는  이  두  사람이  시골  사람이  아니고,  그  가운데  한
              사람은  심지어  이곳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볼  수  있었다.  저들이  무엇  하러  오는  거지?  해가  눈이  부셔서  눈을
              제대로  뜰  수  없었다.  그  두  사람이  해가  반짝이는  쪽에서  걸어왔다.                                       Contermporary
                그  두  사람이  한  걸음  한  걸음  걸어왔다.
                두  사람이  한  걸음  한  걸음  걸어왔다.
                두  사람이  걸음마다  앞으로  다가와서  물었다.
                “바오런원  동지입니까?”                                                                       Novels
                “그렇습니다.”  그가  말하면서  목소리가  좀  떨렸다.
                “이분은  지역  『효성보(晓星报)』의  기자  후(胡)  동지이십니다.”  이  고장  사람인  것  같은  그  사람이  이  고장  사람  같
              지  않은  그  사람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는  현  문화관에  있고,  성은  왕(王)입니다.”
                후  동지는  벌써  손을  내밀고  그의  손을  붙잡았다.  후  동지는  안경을  낀데  다가,  아주  동안이어서  몇  살인지  나이를
              판단할  수  없었다.  도시  사람의  나이는  말하기  어렵다.  그는  열정적으로  바오런원의  손을  흔들었고,  그를  잡아끌어  마
              치  자기  집  밭두렁인양  밭두렁에  주저앉았다.
                그는  과연  라오자의  르포  때문에  온  것이었다.  그들은  원고를  받고  처음에  한  번  읽었을  때는  그냥  덮어두었다.  나
              중에,  설을  쇠고  3월이  가까워졌다.  3월은  예의범절의  달이다.(개화되고  예의  바른  모습을  실천하는  달,  1982년  2월
              27일에  매년  3월을  ‘文明礼貌月’로  선포)  책임자가  그들에게  ‘다섯  가지  중시  네  가지  미화(五讲四美,  五讲:“讲文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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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    讲礼貌、讲卫生、讲秩序、讲道德”;四美:“心灵美、语言美、行为美、环境美”;三热爱:“热爱祖国、热爱社会主义、热爱中国
              共产党”;“五讲四美三热爱”活动是中国共青团在中国共产党的指引下,在新的历史时期首创的群众性活动。)’에  부합하는
         심
         근    선전용  모범을  하나  잘  잡으라고  했다.  그리하여  그들은  다시  이  르포가  생각났고,  다시  찾아  읽어보고,  돌려가며  읽어
         과    보고.  그런  다음에  모두  사적이  괜찮다고  여겼다.  그럼,  어떻게  말하나?  문장은  더  윤색해야  하고,  게다가  라오자가  몇
              년  동안  하루같이  다섯  가지  보장  노인을  보살핀  부분을  더욱  충실하게  심화시켜야  했다.  알아야  할  것은,  지금  노인
         전
         통    문제는  그야말로  세계적인  사회문제라는  점이다.  그래서  후  동지를  파견하여  바오런원  동지와  합작하여  함께  이  르포
              를  완성하자.  일이  촉박하니,  오늘,  바오런원이  그들과  함께  시내로  들어가라.  3월  이전에  완성하고,  후  동지는  원고를
              가지고  신문사에  돌아가  식자에  올리고  하여간  3월  1일  신문을  볼  수  있도록  하자.
                바오런원은  그가  이  모든  것을  말하는  것을  듣고,  다섯  층  구름  속에  떨어진  것  같았다.  “내가  꿈을  꾸는  건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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